500번째 브런치
하나의 길을 걸어가며
나뉜 길을 본다.
그 길에는 단 한 번의 스침으로
평생을 간직해야 하는 아픔이 서 있고
저 길에는 그 길로 걸어가 버린
지금이 아닌 언젠가가 가고 있다.
평생을 간직해야 하는 것과
나를 스쳐 지나가 버린 언젠가로
서서 기다리지는 말아라
그리고 찾아 헤매지 말아라
인연은
그때가 되어야만 다시 스치니
유성이 지나간다고
흔적의 꼬리가 오래가지 않듯이
다시 돌아오는 그때가 있듯이
삶이 만들어 준 길에서
결코 방황하지 말아라
아이야
인연은 만드는 것이 아니다
너의 길에 무심함을 버린다면
너의 손을 잡을 것이다.
하나를 가지려고만 한다면 그것은 달아나 버릴 것이고, 둘을 가지려 한다면 마음을 갈라야 하니 하나도 가질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하는 것일까?
가지려 하지 말고 보듬어 주면 그것은 결코 달아나지 않을 것이다.
인연은 그렇게 가지는 것이 아니라 안아서 소중히 여기는 것이다.
살며 얼마나 많은 인연을 만나는지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그것이 어떤 인연이지도 모른다.
인연을 사랑하는 사람과의 것만 생각한다면 이미 족쇄를 차고 있는 것이니 그것을 풀기 위해서는 보듬어라.
그리고 수 없이 많은 인연들을 떠 올려라. 그러면 그 사랑의 인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달을 것이다.
흘러가버리고 난 후에 후회하지 말며, 돌아보고 후회하지 말아라.
그 시간에 행복하였다면 그것이 그만큼 주어진 인연이니 그리 알아라.
살며 후회하지 않도록 오늘 하루를 살아도 그 인연의 소중함을 잘 간직하고 내일이 오지 않더라도 그 인연에 최선을 다하라. 그러면 결코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은 짧습니다
그러니 틀을 깨세요
빨리 용서하고 천천히 입 맞추고
진실로 사랑하세요
배꼽 빠지게 웃고 즐거웠다면 후회하지 마세요
피천득의 인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