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천군작가 Feb 08. 2017

멀다. -2-

멀다.

많이 멀다.

털고 일어나

먼지처럼 흩어지는

마음까지도 

털어버린다.


멀다.

마음이

스치는 바람

흔들리는 가지 잡 듯

스러지려 해서

손을 놓았다.



하나를 가지려 들면 다른 하나가 눈에 들어오고, 처음 그것을 버리려 하니 그러지를 못하고.

이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앉으면 눕고 싶은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처음 마음이 흔들려 바람처럼 가지를 놓아버린다면 멀어 아주 멀어지는 것이다.

결국 사라지는 바람만 바라볼 뿐이다.

인연의 굴래를 겉만 보다 후회를 할 수 있으니 소중히 여겨야 할 것이다.

먼 훗날, 혹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고 그 바람의 차가움이 아닌 시원함을 알았을 때에는 그늘조차도 더운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이 어리석음이 아닐까.


사랑은 가지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스며드는 것이다.

닮아가고, 그 사람의 색에 조화를 이루기 위해 스며드는 것이다.

가지려 한다면 멀어질 것이며 스며들려 한다면 어느덧 하나가 되어 있는 것이 사랑이다.

이별은 헤어지는 것이 아니다.

이별도 스며든 것이다.

이미 스며들어 같아졌는데 처음 색을 찾을 수 없으니 역시 스며듬이다.

결코 처음으로 돌아갈 수 없는 것이 스며든 마음이기에 이별이 아픈 것이다.

아주 많이...


매거진의 이전글 間隙(간극)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