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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Feb 10. 2017

너의 이름은 바람이었다.

너의 이름은 바람이었다.

만지고 지나가는

흔적이 없는 바람이었다.

만진 자리에 상처가 생기는 것은

무슨 이유인지 모르지만.


너의 이름은 바람이었다.

흔들어 놓기만 한

휘청일 정도로 강한 바람이었다.

뿌리까지 뽑아 버릴 것 같았던

아픈 이유는 그래서였다.


너의 이름은 바람이었다.

꽃을 가져가 버리는

잎 마저 가져가 버리는 바람이었다.

앙상한 가지만으로 겨울을 나는

가녀린 나무에게는...


아무리 오래 기다린다고 해도
또한 평생을 바쳐 노력한다 해도
절대로 허락되지 않는 사람이란 있는 겁니다.
모든 것을 다 포기하고 이해한다 해도
완벽하다 싶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 된다 해도
절대로 얻을 수 없는 사람이 있는 겁니다

냉정과 열정사이 중에서

봄이 아름다운 것은 긴 겨울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아직도 겨울이기만 한 사람에게는 봄은 그저 꿈일지도 모른다.

겨울은 칼바람 사이에서도 서 있을 수 있는 것 역시 봄을 기다리는 마음 하나 때문일 것이다.

인생의 사계 중 우리는 어디에 서 있을까?

어떤 이는 봄꽃이 흐드러진 어느 언덕에서 복사꽃을 줍고 환하게 웃을 것이고,

어떤 이는 뜨거운 태양마저도 삼켜 버리는 그늘에 앉아 시원한 바람을 만지고 있을 것이며,

어떤 이는 물들며 스며드는 잎새를 보며 누군가를 떠 올리고 있을 것이다.

그리고 차가운 바람을 마주하고 날리는 눈을 보며 고개 숙이는 이도 있을 것이다.

사랑의 사계 중 혹은 인생의 사계 중 우리는 어디에 서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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