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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Feb 11. 2017

어떤 그리움

가끔 창밖을 봐

오지 않을지 알면서도

바라보는 거리는

불 꺼진 창을 닮아가


가끔 걸어 봐

만나지 못할 줄 알면서

지나는 사람들 사이로

가로등 되어서 가


가끔 전화를 해

통화 버튼을 누르지 못해

찾아오는 그리움

어떤 그리움일까


생일날 예쁜 케이크에 나이만큼의 촛불을 켜고

혼자 불자 못하는 날이 있다.

거리에 초콜릿이 진열되는 때에는 그 앞을 피해서 걷는다.

어떤 기념일엔 집엘 들어가지 않는다.

사탕 사야 하는 날에는 왜 이것을 샀을까 하며 책장에 던져두던 날.

그런 기념일이 없었으면...

그랬다면 이런 이상한 그리움이 찾아올까?

그리움은 가로들이 되어 보고 있을 때도 있고,

가로수가 되어 따라올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날들까지 찾아온다면 더 힘들지 않을까.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을 어떤 그리움에게 부탁해 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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