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창밖을 봐
오지 않을지 알면서도
바라보는 거리는
불 꺼진 창을 닮아가
가끔 걸어 봐
만나지 못할 줄 알면서
지나는 사람들 사이로
가로등 되어서 가
가끔 전화를 해
통화 버튼을 누르지 못해
찾아오는 그리움
어떤 그리움일까
생일날 예쁜 케이크에 나이만큼의 촛불을 켜고
혼자 불자 못하는 날이 있다.
거리에 초콜릿이 진열되는 때에는 그 앞을 피해서 걷는다.
어떤 기념일엔 집엘 들어가지 않는다.
사탕 사야 하는 날에는 왜 이것을 샀을까 하며 책장에 던져두던 날.
그런 기념일이 없었으면...
그랬다면 이런 이상한 그리움이 찾아올까?
그리움은 가로들이 되어 보고 있을 때도 있고,
가로수가 되어 따라올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날들까지 찾아온다면 더 힘들지 않을까.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을 어떤 그리움에게 부탁해 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