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두려움 사이

by 한천군작가

누군가의 약속 따위가 없어도

살아가게 될 것이다.

막연한 불안감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침묵으로 말할 때에는

또 다른 침묵으로 그 대답이 돌아온다.

가슴속 깊은 자리에 웅크리고 앉아 있던

두려움은 언제부터 거기 있었을까?

잃어버릴 것이 있을 때

비로소 두려움을 느낀다고 했다.

지금

잃어버릴 것이 무엇이기에 이러는 것인가?

생각조차 할 시간도 주어지지 않았다.

그렇게 내 가까이 와 버렸던 것이다.

일상으로 돌아와 앉았지만

변함없는 일상의 연속은 그림자처럼

아주 가까이까지 와 버린 그것의 안주로

삶의 무게를 조금 가벼이 하고 있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를 궁리하기 이전에 어떻게 살아왔는가를 먼저 본다. 그리고 다시 어떻게 살 것인가를 계획하였다. 하지만 막연한 두려움이 다가오고부터 어떻게 행복할까를 고민한다.

아주 가끔 처음 가는 길에서 갸웃거리며 이상하게도 낯이 익다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마치 전생이란 것이 존재하여 꼭 한번 걸어 본 듯한 느낌에서 오는 사소한 두려움이 어쩌면 먼 훗날 또 다른 내가 이 길을 걸으며 갸웃하지는 않을까 하는 생각에 두려움과 미소가 공존을 하는 것을 본다.

시간이란 것이 많을 때에는 몰랐다. 아니 얼마나 주어졌는지를 모를 때라고 표현을 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그때는 무엇인가를 잊기 위해 발버둥 치며 이곳에서 다른 저곳으로 여행을 떠나면 존재가 사라지는 줄 착각을 하며 긴 여행을 하고 다시 돌아오기를 반복하였다. 무모한 짓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그렇게 해야만 할 것 같았다.

하지만 지금은 그렇게 무모하지가 않다. 아니 그렇게 무모한 용기가 존재하지 않다가 맞을 것이다.

주어진 시간이 아닌 남은 시간이라는 절묘한 표현의 벽이 두려운 것인지도 모른다.

겨울바람은 참 차갑다와 같은 이치가 아닐까...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