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이 분다

by 한천군작가

길 건너 먼 산을 보고 있던 바람이

허전한 빈자리를 느꼈을까

나를 바라보곤 건널목에 섰다

차갑기만 한 그 바람이 걸어온다.



빈자리는 늘 존재한다.

겨울이면 더욱 많아진다.

가끔 산책을 하는 공원의 밴치는 늘 빈자리로 남아 있다. 누군가를 기다리다 지친 것일까?

가끔 바람이 데려다준 낙엽이 머무를 뿐 누구도 차가운 의자에 앉기를 거부한다. 그것은 차가워진 마음과도 같다.

차가워진 가슴에 다시 훈풍이 불어올 때까지 그 자리는 늘 그렇게 차갑다. 그래서 가끔 누군가를 위해 빈 의자에 앉아 그 자리를 데워 둔다. 누구라도 앉으면 따뜻하라고 그리한다.

Jiro%26Nahoko.jpg 애니메이션 바람이 분다 중
나호코 : 바람이 당신을 데려왔을 때부터요

영화 속 주인공들은 10년 후 우연히 만났다. 그래서 그것을 꿈꾸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나호코의 저기 저 대사를 좋아한다. 지금처럼 바람이 부는 날이면 바람이 그 사람을 데려다주었음 하기도 한다.

그리고 조용한 공원 밴치에 앉아 바람도 침범하지 못하도록 따뜻하게 만들려고 한다.

의자는 기억할 것이기 때문에, 그 기억을 누군가에게 전해 줄 것이기 때문에 조용히 앉아서 바람을 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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