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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an 12. 2017

같은 하늘 아래 -19-

서른 한해
그 속에 함께 한 하늘은
몇 해 아니지만
그 하늘이
백 년을 산 것처럼
깊은 슬픔이 남았습니다
눈물이 흘러
편도선은 가라앉아
부어오른 목으로
굳어버린 혀로
다시
같은 하늘이기를 기도합니다
작은 하늘 아래에서...


간절함이 있다면 누군가는 그것을 들을지도 모른다. 그것이 신이 아니라 하더라도...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한 적이 있는가? 

우리들의 부모님들은 늘 자식을 위해 기도를 하며 살으셨다. 하지만 우리는 그 부모님을 위해 기도를 한 적이 있을까? 문득 그런 질문을 하고 싶다. 아마도 부모가 되어버린 나이의 우리는 우리의 부모님께서 하셨듯이 자식을 위한 기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정작 나의 부모님에 대한 기도는 잊고서...

산행 중 만나는 산사에서 나는 부모님의 건강을 빌며 절을 한다. 그리고 절 값을 내고 온다. 그래야만 이루어질 것 같으니까. 그렇게 가끔 올리는 기도는 절실하지가 않다. 왜 그럴까?

아마도 그 기도는 늘 가슴속에 담고 살아가기 때문이 아닐까.

하지만 누군가를 사랑하게 되는 나이가 오면 그 사람을 위한 기도를 하기 시작한다. 누구나...

그리고 그 사랑이 떠나고 나면 또 한동안 그 사람을 위해 기도를 한다. 돌아오라고, 혹은 잘 살라고...

그렇게 우리는 일생을 기도를 하며 살아간다.


기도 : 신이나 절대적 존재에게 바라는 바가 이루어지기를 빎



지금 살고 있는 마산이란 곳 그중에서도 창동이란 곳은 경남 제일의 번화가라고 했었는데 지금은 그 명성이 추억이 되어버린 곳이다. 하지만 여전히 주말이면 붐비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창원시는 이곳을 예전처럼 다시 살리기 위해 많은 투자를 한다. 

내 집 앞이 창동이라 혼자 걷기도 하고 음악이 흘러나오는 그 시절 그 느낌이 나는 레코드점(레코드 방이라고 하였던)이 있어 그 앞에 혹은 그 옆에 기대어 서서 한 동안 흘러나오는 음악을 듣곤 한다.


1990년 무아 레코드 앞

변진섭의 너에게로 또다시가 흘러나오고 가던 길을 멈추고는 그곳으로 들어갔다.

망설임 없이 LP와 테이프를 동시에 구입을 하고는 하얀 사각형의 불투명 봉지에 무아 레코드라고 검은색을 인쇄가 된 봉투에 LP판을 넣고 테이프는 다른 손으로 쥐며 그 속에 어떤 곡이 들었는지를 보며 지하상가로 내려간다. 물론 음악다방에서 들려주는 것을 듣고, 길거리 좌판에서 들려오는 해적판으로도 들을 수 있지만 조용한 밤 헤드폰을 끼고 혼자 듣는 음악은 아마 최고가 아니었을까 하는 맘에 두 가지를 모두 산 것이다. LP는 수집도 목적이지만 그 특유의 지글거리는 것이 좋아서이다. 그리고 테이프는 그 시절 유행하였던 마이마이를 통해 어디서든 듣기 위해서였다.

얼마를 걸어 "내가 너를 부를 때"라는 음악다방으로 들어선다.

입구 옆에는 빨간색 공중전화박스가 있고 그 맞은편 벽에는 카운터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그 옆으로 길게 주방이 있었고 정 중앙에 둥근기둥 같은 뮤직박스가 있었고 그 주변으로 테이블이 그리고 한 단 높은 곳에 또 테이블이 있는 곳이다.

음악다방이 모두 이런 분위기는 아니다. 이곳은 다른 곳과는 달리 조금은 독특한 분위기였다. 뮤직박스가 정 중앙에 원형의 기둥처럼 만들어져 있는 것부터가 달랐다. 다른 음악다방은 한쪽 벽면이 뮤직박스인 곳이 많았다. 하지만 이곳은 다른 모습이었다. 검은색 테이블에는 매일 다른 꽃이 꽂혀 있었고 그 꽃을 비추는 한줄기 불빛이 전부였다. 내부는 아주 컸기 때문에 그 불빛들만으로도 밝았다.

나는 둥근 뮤직박스 옆 자리에서 누군가를 기다렸다.

체리 펀치를 좋아했던 누군가를...



그 얼마나 오랜 시간을 
짙은 어둠에서 서성거렸나 
내 마음을 닫아 둔 채로 
헤매이다 흘러간 시간 
잊고 싶던 모든 일들은 
때론 잊은 듯이 생각됐지만 
고개 저어도 떠오르는 건 
나를 보던 젖은 그 얼굴 
아무런 말없이 떠나버려도 
때로는 모진 말로 
멍들이며 울려도 
내 깊은 방황을 
변함없이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던 너 
너에게로 또다시 
돌아오기까지가 
왜 이리 힘들었을까 
이제 나는 알았어 
내가 죽는 날까지 
널 떠날 수 없다는 걸 
아무런 말없이 떠나버려도 
때로는 모진 말로 
멍들이며 울려도 
내 깊은 방황을 
변함없이 따뜻한 
눈으로 지켜보던 너 
너에게로 또다시 
돌아오기까지가 
왜 이리 힘들었을까 
이제 나는 알았어 
내가 죽는 날까지 
널 떠날 수 없다는 걸 

https://youtu.be/usSE7NmD1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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