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천군작가 Jan 24. 2017

Still loving you

음악이 있는 이야기  내가 너를 부를 때 -2-

"그들의 아홉 번째 앨범인 Love at first sting에 수록된 곡으로 미국 시장에서 가장 성공한 앨범이기도 한 이 앨범에서 한국사람들이 좋아하는 서정적 멜로디가 아마도 사랑을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합니다.

다음 곡은 신청해 주신 Scorpions의  Still Loving You입니다"


그 여자의 신청곡이었다. 그 남자의 등 뒤에서 밝은 미소를 보이며 그 여자가 말했다.


그 여자 : 목소리 좋은 아저씨 이거

그 남자 : 네


그것이 그들의 첫 대화였다. 그리고 그 남자는 그 미소를 잊을 수 없을 것이다. 아마도...


그들의 일상은 늘 그랬다.

시간이라는 틀 속에서 언제나 자신만의 색깔을 찾아 나가야 하며 때로는 뒤 쳐지기 싫어서 팩을 보고, 신문을 보며 그 날 그날의 이야기를 방송에 접목을 시켰다.

다운타운가의 디스코 디제이와는 완전히 다른 그들의 세계가 존재했었다.

음악다방 디제이들은 음악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필요했고, 감미로운, 부드러운 목소리가 필요했다.

그래서 그들 중 가끔 인위적인 목소리를 만들어서 방송을 하는 사람들이 더러 있었는데 그들의 생명력은 짧았다. 아마도 인위적인 목소리는 청취자들이 먼저 알아보기 때문이었다.

음악다방의 오디션은 늘 엄했다.

먼저 디제이가 사용해야 하는 기계에 대한 설명을 하고 LP앨범의 자리를 알려준 뒤 메인 디제이가 뮤직박스에서 나가고 그렇게 오디션이 시작이 된다.

인터폰이 울린다.

"박종구 씨 전화 왔다고 맨트 해봐"

이것이 오디션의 시작이다. 얼마나 목소리가 안정적이며 좋은지를 판단하는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그곳을 찾는 많은 사람들이 약속의 장소로 생각을 하기 때문에 공중전화로 혹은 집전화로 그곳에 연락을 하기 때문에 디제이가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맨트가 바로 전화 맨트였기에 목소리를 가장 잘 알아볼 수 있는 것이라 그것을 먼저 시켜본다.

"실내 박 종 구 씨 박 종 구씨 카운터 전화 마련되어 있습니다"

라는 굵은 목소리가 스피커를 통해 가게 안을 뛰어다닌다.

다시 인터폰이 울린다.

"목소린 됐고 음악 하나 올려봐"

이것은 디제이가 얼마나 음악적 지식이 높은 지를 판단하는 척도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남자가 생각할 때에는 각각의 가게마다 메인들의 취향이 다르기 때문에 아무리 오래되고 좋은 음악을 걸어 놓아도 합격이 어려운 경우도 있다.

음악이 선곡이 되어 흘러나오면 다시 인터폰이 울린다.

"그 노래에 대해서 잘 알아? 그럼 설명해봐"

이건 일종의 시비와도 같다. 분명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말을 했을 것이다.

그 남자는 그런 메인 디제이의 행복과 말이 귀에 거슬렸다.

그 남자는 카운터 앞을 지나가며 눈을 흘기고는 뮤직박스 뒤로 가서 말을 한다.


그 남자 : 쫄지말고 편하게 해. 그리고 저 인간이 지금 나오는 Harry Nilsson - Without You를 오리지널을 좋아해. 그런데  Harry Nilsson 의 목소리가 나오니까 심술부리는 거야. Bad Finger의 곡을 더 좋아하거든. 메인에 대해 연구를 했는데 헛일했다 너 하하하 그러니까 부연 설명을 해 줘 알았지


정훈 : 지금 들으시는 해리 닐슨의 Without You는 배드 핑거의 곡이지만 국내에서는 해리 닐슨의 곡으로 더 잘 알려진 곡이죠. 오리지널인 배드 핑거의 곡을 선곡하고 싶었지만 제가 처음이라 찾지를 못했네요. 허허허 기회가 된다면 다음번에 배드 핑거의 곡으로 다시 들려드리겠습니다.


인터폰이 다시 울렸다.

"야 나와"


종구 : 이 시간 누구야 오디션 끝났으니까 들어가 그리고 절마 저가 내일부터 4시 타임 들어가라 그래.


그렇게 말을 하고는 밖으로 유유히 사라진다.

그런 모습을 보여야 멋있는 줄 아는 모양이다. 하지만 그런 모습이 어떤 사람에게는 재수 없게 보일 수 있다는 것을 그는 모른다.  그 남자가 뮤직박스에서 나오는 그에게 말한다.


그 남자 : 내일부터 4시에 들어가면 돼요.

정훈 : 아 네

그 남자 : 나이가 어떻게...

정훈 : 동갑으로 아는데요 그쪽 하고... 홍모하고 제가 친구니까요.

그 남자 : 아... 그럼 말 놔


그런 그 남자의 말에 정훈은 잠시 당황을 하였지만 미소를 보이며 고개  끄덕이고 그 남자 역시 새로운 친구가 생겼다는 것에 미소를 짓고 있다.


그 남자 : 커피 한 잔 할까?

정훈 : 좋지

그 남자 : 거기 앉아 있어. 그 자리가 우리들 자리니까


그 남자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주방 쪽으로 걸어간다.

커다란 스피커에서는 Paper Lace - Love Song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 남자는 고개를 돌려 뮤직박스를 향해 엄지를 치켜올렸다. 뮤직박스에 있던 디제이가 미소를 지었다.


요 근래.. 당신 눈을 보면,
당신에게 변화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어요
모든 사랑이 사라진 것 같다고 아무도 말하지만,
그저 어떻게 해야 할지 잘 모르겠다는 것뿐이에요.
Paper Lace - Love Song 中
Scorpions - Still loving you
1984년 발표된 곡으로 클라우스마이네의 환상적인 보컬이 특징인 락 발라드의 명곡이 된 곡
Bad Finger - Without you
1970년 발표된 곡으로 당신 없이 살 수 없어요 라는 가사처럼 맴버 모두가 자살로 생을 마감해 유명새를 타기도 한 곡으로 해리닐슨, 머라이어케리 등 무려 180여명의 가수가 리메이크한 팝의 명곡
Paper Lace - Love song
1974년 발표된 팝 발라드곡이다.
이들의 재미있는 이력중 하나가 그들의 그룹명이 영국 노팅엄에 있는 재지회사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했다는 것이다.


https://youtu.be/OT2bxfGC4UA

매거진의 이전글 하늘이 곱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