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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an 29. 2017

그 남자 그 여자

음악이 있는 이야기  내가 너를 부를 때 -5-

천안문 사태로 민간인이 300면 사망, 부상자 7000명이라는 뉴스가 종일 방송에 나오고 있다.
비공식 집계로는 5000여 명의 사망자와 3만여 명의 부상자가 속출하고 있다고 말을 하지만 정확한 것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조금 전에도 뉴스에서 보도를 했다.


이제 여름이구나 라는 생각을 가지기에 딱 좋을 정도로 날씨가 더워지기 시작한다. 여름이면 가장 어수선한 곳이 은행이다. 정오를 지난 이 시간 어는 은행이든 가면 아는 얼굴 하나쯤은 볼 수 있다. 나름의 더위를 피하는 방법이었으니까.


철우 : 가자 시원한 데로.

그 남자 : 어딜?

철우 : 이 동네에서 제일 시원한 데로 하하하


철우 형은 분명 은행엘 가는 것이다. 바로 위가 농협인데도 철우 형은 시내에 있는 상업은행으로 간다. 농협에는 아는 사람이 많아서 오래 앉아 있기가 눈치 보이니 조금 멀더라도 그리 가는 것이다.


그 남자 : 난 안 갈라요. 안에 들어가서 낮잠이나 잘랍니다.

철우 : 그래라 난 거기 더워서 싫던데.


그렇게 철우 형은 은행으로 더위를 피해 가고 그 남자는 내실로 들어가 누웠다. 오래된 LP판의 냄새가 좋았다.

마치 헌책방 골목에서 나는 냄새와 비슷했다. 아마도 겉표지가 종이라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그 남자는. 그리고 잠시 눈을 붙인다.


"황야의 7인 하면 떠 오르는  James Coburn이 주연으로 나오는 1973년 코믹 서부영화 Pat Garrett and Billy the Kid의 주제곡으로 Bob Dylan을 일약 스타의 자리에 올려놓은 곡 Knocking On Heaven's Door를 준비합니다. 이 영화에서는 For The Good Times으로 잘 알려진 Kris Kristofferson 역시 출연을 한 영화였죠. 못 보신 분들이 많을 줄 압니다. 그냥 그렇다는 말이죠. 하하하 자 Bob Dylan의 Knocking On Heaven's Door입니다."


그 남자의 중저음의 목소리가 끝이 나고 노래가 흘러나온다.

Mama, take this badge off of me.
엄마, 이 배지를 떼어주세요.
I can't use it anymore.
난 더 이상 이걸 사용할 수 없어요.
It's gettin' dark, too dark to see.
점점 너무 어두워져서 볼 수가 없어요.
I feel I'm knockin' on Heaven's door.
마치, 천국의 문을 두드리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어요.
knock knock knockin' on Heaven's door.
두드려요. 천국의 문을... 천국의 문을 두드려요

음악이 흐르고 그 남자의 곁에는 그 여자가 어제와 같이 앉아 그 남자를 보고 있다. 바로 앞에 앉아 있는 친구의 목소리는 들리지 않는지 그 여자는 그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아마도 그 남자에게 찾아온 사랑이 그 여자에게도 전염이 되었나 보다.

"보안관 펫가렛의 심정을 읊은 노래로 알려져 있지만 군인을 위한 노래라고도 합니다. 아마도 베트남 전쟁을 배경으로 한 영화의 삽입곡으로도 쓰인 적이 있기 때문이 아닐까요. Bob Dylan의 Knocking On Heaven's Door였습니다. 다음 곡은 제가 알고 있는 어떤 분이 아마도 사랑에 빠졌나 봅니다. 그 사랑을 받는 사람은 행복하겠죠. Barbra Streisand-Woman in Love 청해 주신 곡입니다"


그 곡은 그 여자가 신청을 한 것이었다. 음악이 나오자 그 남자는 다음 곡을 준비하며 그 여자를 바라봅니다. 정영 그것은 사랑이었습니다. 그 남자와 그 여자는 그렇게 서서히 스며들고 있었던 것이다. 노랫말처럼 그 여자는 어찌해야 할지를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사랑에 빠진 여인이랍니다
무엇이라도 다 하렵니다 그대를 나의 세계로 맞아들여 그대를 마음속에 간직할 수 있다면
그것만이 언제까지라도 내가 꼭 지켜갈 일이에요
내가 어찌해야 하나요?

다시 밤이 찾아오고 그 남자와 그 여자는 함께 어제 걸었던 그 길을 다시 걷고 있다.

촉석루의 불빛이 남강에 반사되어 한 폭의 그림 같은 분위기를 만들어내고 가로등도 그들이 지나갈 수 있도록 꼼짝 않고 서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여자 : 우리 이래도 되는 거지?

그 남자 :  그럼 우리 이제 시작인데.


그렇게 말을 한 그 남자가 그 여자의 손을 잡았다. 그 여자는 손을 한 번 보고 그 남자를 올려다본다. 그리고 싫지 않은 듯 한 목소리로 말을 한다.


그 여자 : 누가 손 잡으라고 그랬어?

그 남자 : 놓을까?

그 여자 : 아니


그렇게 두 사람은 웃으며 걸어갔다. 그 길의 끝에 가면 둘은 다시 왔던 길로 걸어갔고 남강이 보이는 곳에 다다르면 다시 돌아서 환하게 웃으며 다시 그 길을 걸었다. 그렇게 몇 번을 왔다 갔다 하다 손을 놓고 그 여자를 보낸다.

그 여자는 어제와 같이 어둠 속으로 서서히 사라져 가고 그 남자는 완전히 사라진 후에도 그 자리에서 담배를 피워 물고 서 있었다. 혹시라도 어두운 밤길에서 무슨 일이 있을까 봐 그 남자는 그렇게 서 있었다. 한참을 그렇게 서 있던 그 남자는 돌아서 가고 공중전화를 발견하면 그 여자에게 전화를 한다.


그 남자 : 별일 없이 잘 들어갔지?

그 여자 : 그럼 어디야?

그 남자 : 다리목

그 여자 : 아직 거기야? 다른 데로 세려고 그러지?

그 남자 : 아냐 혹시 하면서 너 들어가고도 한참을 거기 서 있었어.

그 여자 : 바보

그 남자 : 알았어 나 이제 들어갈게.

그 여자 : 그래

그 남자 : 응 잘 자.


매일 밤 그 남자와 그 여자는 그렇게 통화를 하며 하루를 마감했다.

남강의 물 빛은 밤이라도 유난히 빛이 난다.

하늘의 모든 별들이 내려와 멱을 감는 것처럼 너무도 영롱하게 빛이 난다.

그 남자는 다가올 그들의 첫 번째 시련을 모른 체 그 풍경이 그 여자 때문에 더 아름답게 보인다고 느꼈다.

사랑은 그렇게 소리 없이 조용히 그들에게 다가왔다.

Bob Dylan - knocking on heaven's door
밥 딜런을 일약 스타를 만들어 준 포크락의 교과서적인 곡으로 전쟁에서 불구가 되어 돌아온 병사가 어머니에게 삶의 허무함과 절망을 읊조린 곡.
Barbra Streisand - Woman in love
만능스타라는 말을 들을정도로 다재다능한 그녀는 가수이자 영화배우였고 작곡가이자 뮤지컬배우였으며 영화감독까지 욕심이 많은 무지션이었다. 그녀의 1980년 곡으로 여성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곡이다.
Kris Kristofferson - For the good time
모든포크의 전설이라는 말을 들은 그 역시 가수와 영화배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는 Parry Como와 Al Green의 목소리로 더욱 친숙한 곡이다.

https://youtu.be/rnKbImRPh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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