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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an 31. 2017

Happy heart

음악이 있는 이야기  내가 너를 부를 때 -7-

주방 앞이 아주 어수선하다. 몇몇의 남자들이 모여서 누군가의 이야기를 듣고 웃고 있었다.

그 남자는 카운터에 인사를 하고 천천히 그들 곁으로 다가간다. 그리고 무슨 재미있는 이야긴가에 귀를 기울인다.


홍모 : 어제 나이트 물 죽이데. 내가 머 한 거 있나 쪼매 흔들고 나와서 콜라 마시는데 머시 맥주 한 잔 하자카데

창현 : 그래서 술 못 마시잖아.

홍모 : 그래도 아가 괜찮아서 한 모금했지. 그라고 1시간쯤 있다가 내가 나가자니까 순순히 따라 나오데.

그 남자 : 또 니 모텔 간 이야기 하나. 으이그 화상아. 그거 죄야 죄

홍모 : 지랄을 하세요. 이기 머시  죄고. 불상한 중생들에게 행님이 성교육 시키주는긴데.

그 남자 : 그래 성교육 마이 해라.

창현 : 니는 안 들을거모 말 끊지 말고 가라. 커피는 저기 있으니까 따라 마시고.

그 남자 : 알았다 화상들아.


그 남자는 주방 끝으로 가서 커피를 한 잔 따르고는 늘 앉는 자리로 가서 앉았다. 여전히 주방 앞은 시끌시끌하기만 하다. 복잡한 생각에 잠겨 있는 그 남자는 결국 내실로 들어가 누워 버렸다.


 



언제나 나를 졸졸 따라다니는
어떤 소리가 있어요.
당신도 내게 가까이 오면
들을 수 있을 거예요.
그 소리는 바로 연인들이
그들이 사랑하는 사람이 서로를 제외하곤
아무도 없다는 걸 발견했을 때의 소리죠.

 Andy Williams의 Happy heart 중

" Andy Williams의 Happy heart 였습니다.이지 리스닝계의 대표 주자인 너무도 소프트한 목소리로 국내에도 많은 팬을 가지고 있는 Andy Williams의 곡이었습니다. 많은 영화의 주제곡을 부르기도 했었는데 오늘은 이 곡이 끌려서 음악실 선정곡으로 준비를 해 봤습니다. 이어지는 곡은 Nazareth 의 Dream On"


그 남자의 목소리가 달콤한 밤이다. 그리고 그가 선곡하는 팝은 언제나 호수처럼 잔잔하기만 하다. 마치 밤에 내리는 봄비처럼 촉촉하기만 한 그런 시간이다. 그래서 그 남자의 방송시간이면 빈자리가 없을 정도인 이유도 그것 때문일 것이다.


출입문으로 누군가 들어온다. 그 남자는 본능적으로 몸을 돌려 들어오는 남자에게 목례를 한다.


그 남자 : 니미럴 결국 터지는 것인가.


그 남자는 그렇게 말을 하고는 그 여자가 앉아 있는 자리로 걸어가 앉는 남자에게서 시선을 뗄 수가 없다.

두 사람이 한 동안 뭔가를 이야기한다. 분위기가 다소 심각함을 느끼게 만들어주고 그 남자는 숨이 막혀옴을 느낄 정도로 뮤직박스 안이 진공상태화 되어 가는 것 같은 중압감을 느끼고 있었다.

아직 30분 정도의 시간이 더 지나야 그가 밖으로 나가 그 여자를 변호라도 해 줄 것인데 하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Nazareth 의 Dream On 까지 였습니다. 스코틀랜드 록 밴드 Nazareth의 82년 곡이었습니다.

살며 우리는 많은 꿈을 가지는데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꿈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제게도 꿈이 생겼습니다.

그 꿈을 위해 준비해 봤었는데..."


잠시 그 남자가 마이크를 열어 놓고 말을 이어가질 않는다.

꿈을 가져요
말하기는 어렵지만
당신은 자신을 바보로 만들고 있지만, 꿈을 가져요
꿈을 가져요
당신은 숨어 버릴 수 있어요
그래도 할 말은 없어요, 꿈을 가져요
꿈을 가져요
말하기는 어렵지만
당신은 자신을 바보로 만들고 있지만, 꿈을 가져요

"Nazareth 의 Dream On 가사의 일부입니다. 자긴을 바보로 만들지라도 꿈을 가지라는 말이 참 인상 깊은 곡이었습니다. Let's go train music 오늘의 마지막 곡입니다. Quincy Jones & James Ingram의 Just Once입니다. 마치 미워도 다시 한번이란 영화가 떠 오를 정도의 가사를 가진 곡이죠. 지금 이별을 한 분들은 그 사람에게 이렇게 물어 보세요 다시 한번만... 이렇게요."


음악이 흘러나오고 그 남자는 다시 마이크를 열고 음악 볼륨을 줄인다.


"어제가 행복했다면 분명 오늘도 행복했을 것입니다. 오늘 밤 행복하세요. 그럼 내일 아침도 행복할 것이니까요.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속삭이세요. 넌 내게 행복이라고. 이어지는 시간도 행복한 시간 만나시고 지금까지 시간 담당에 저였습니다"

딱 한 번만 더
우리가 뭘 잘 못하고 있는지 알아볼 순 없을까?
왜 우리가 오랫동안 지속하지 못하는지, 뭘 잘못했는지 말이야
한 번만 더
마지막으로 제대로 되게 할 방법을 찾을 순 없을까?
하룻밤뿐 아니라 그 이상 지속하기 위한 마법을 만들기 위해서
그럴 수만 있다면 헤쳐 나갈 수도 있을 거야
Quincy Jones & James Ingram의 Just Once 중에서


그 남자는 누가 부르지도 않았는데 그 여자의 테이블로 가서 앉았다. 그리고 그 남자의 건너편에 남자가 입을 열었고 그들의 테이블에 철우가 걸터 서 있었다. 무거운 느낌의 분위기를 남자의 목소리로 깨고 있었다.


우식 : 얘 어떻게 생각해?


그 남자는 이게 무슨 말인가 의아해하였지만 이내 마음을 다스리며 입을 열었다.


그 남자 : 어떻게 생각하다니요?

우식 : 철우가 말 안 했나?

철우 : 내가 말했잖아. 둘이 사이를. 그런데 내 말을 무시했어 너.


그 남자는 우식과 철우를 번갈아가며 본다.

마치 유부녀를 사랑한 사람이 남편 앞에서 잘못을 빌어야 하는 장면처럼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었다.


우식 : 넌 어떻게 생각해. 저 놈이 좋아?


그 여자 말없이 고개를 끄덕인다.


우식  : 넌


그 남자도 말없이 고개만 끄덕인다.


우식 : 차암나


한동안 아무도 말을 하지 않아 정막 감의 무게가 얼마나 무거운 것인지를 그 남자는 알 수 있었다.

그 순간 음악소리마저도 들리지 않았으니 말이다. 그 남자는 죄를 지은 것처럼 고개를 들 수 없었고 그런 그 남자의 머리를 우식이 쓰다듬으며 말을 한다.


우식 : 사람 좋아하는 건 죄가 아냐. 왜 고개를 숙이고 있어 남자가.


순간 이건 또 뭔가 하는 생각에 고개를 든 그 남자는 우식을 바라본다.


우식 : 나도 좋아해. 그런데 얘가 널 많이 좋아하는 것 같다. 너도 그렇고.


그 남자는 그의 다음 말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래서인지 그 남자는 속으로 주먹을 쥐며 좋아하고 있었다.


우식 : 너 얘 눈에 눈물 나게 하면 나한테 죽을 줄 알아. 철우가 매일 지켜보고 있을 거니까 잘해. 알았어.

그 남자 : 네


그 남자는 알 수 없는 미소가 얼굴에 번져나가고 그 여자를 살며시 바라본다. 그 여자도 그 순간 가장 간절한 사람이 그 남자였기에 그 남자를 본다. 이런 그들을 우식은 조금은 씁쓸하게 바라보며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짓는다.

그랬다 사랑이라는 것은 누구의 강요로 되는 것이 아니다. 사랑은 자연스럽게 다가오고 내가 먼저 할 께가 아닌 서로의 가슴에 씨앗이 없어도 싹이 트는 것이었다. 아마 이날 밤을 그 남자는 영원히 잊지 못할 것이다.

그 남자에게는 최고의 날로 오래 기억될 그런 날이 될 것이다.

Andy Williams - Happy heart
1969년 곡으로 프로야구 넥센 히어로즈의 허도환 포수의 응원가로도 잘 알려진 곡이다.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의 주제곡으로 잘 알려진 Moon river를 주인공 Audrey Hepburn이 영화 속에서 부른 것을 아카데미 시상식 연출자가 Andy Williams에게 요청해 시상식 4주 전에 녹음한 것으로 유명하기도 한 이지리스닝계의 대표 가수이다.

Nazareth -  Dream On
스코틀랜드 출신 롹 밴드인 Nazareth의 곡들 중 아마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사랑받은 곡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의 곡.
그리고 Nazareth 하면 먼저 떠 오르는 곡이 바로  Love Hurts가 아닐까.
같은 이름의 곡 그러니까 Dream On이란 동명곡 중에서 Aerosmith의 곡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이후 Kelly Sweet가 몽환적 분위로 편곡을 하여 부르기도 하였지만 Nazareth의 곡과는 다른 곡이다.

Quincy Jones & James Ingram의 Just Once
이곡은 너무도 유명한 프로듀서인 Quincy Jones의 앨범에 James Ingram이 참여해 부른 역작이다.
전형적인 R&B Soul창법의 흑인 가수인 James Ingram에게는 너무도 잘 어울리는 곡이 아니었을까.
누구나 따라 부를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리듬이지만 그 흡인력이 강한 곡이기도 하다.

https://youtu.be/yhoie_4UQk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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