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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Feb 08. 2017

Can’t Help Falling In Love

음악이 있는 이야기  내가 너를 부를 때 -10-

새벽 5시

철문을 두들기는 소리가 났다. 잠이 유독 많은 그 남자의 귀에 그 소리가 들린 것이 새삼 신기했다.

그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머리를 긁적거리며 철문 앞으로 가서 서며 환하게 미소를 짓고는 철문을 열어 준다.


그 여자 : 아이 추운데 빨리 좀 열어주지. 자고 있었어?

그 남자 : 응. 진짜 왔네. 

그 여자 : 그럼 오라는데 와야지. 내가 미친년이지 이게 뭔 짓인지 모르겠다.


그렇게 말하는 그 여자를 뒤에서 안아주며 미소를 짓는다. 그리고 그 남자는 손짓으로 자기 자리를 알려주고 다시 철문을 닫고는 그 여자에게로 간다. 두 사람은 나란히 누워 이야기를 한다. 그 시간 누구도 깨어 있는 사람이 없으니 두 사람만이 존재하는 세상에 있는 듯하여 행복해하고 있었다. 두 시간 후면 그 여자는 가야 하기에 둘은 잠을 잘 수가 없었다. 그 남자의 팔을 베고 누운 그 여자가 혹시라도 팔이 아프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그 남자를 바라본다.


그 여자 : 팔 안 저려?

그 남자 : 응 하루 종일 이러고 있어도 괜찮아.


그 남자는 진심으로 그렇게 말을 하고 있었다. 누구나 사랑을 하면 그렇게 되는 것인가 보다는 생각을 하며 그 남자는 그 여자를 안아 주었다. 가끔 그렇게 그 여자가 그 시간에 찾아왔고 둘은 서로에 대해 더욱 가까워질 수 있었다. 물론 서로에 대한 이야기들을 아주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기도 했다.


난 당신에게서
특별한 것을 느낍니다.
꿈은 나의 진실 중의 진실입니다.
비록 바보스럽게 지나버려도
그것은 결국 진실이 되지요  
Richard Sanderson-Reality 가사 중 

"1980년 개봉한 영화 라붐의 주제곡으로 잘 알려진 Richard Sanderson의 Reality였습니다. 음 영화 속 장면중 가장 유명한 장면을 꼽으라면 당연히 디스코 음악이 흐르는 사이에서 빅에게 헤드폰을 씌워주며 둘만의 로맨칙한 분위기를 만드는 장면이 아닐까 합니다. 바로 그때 흘러나오는 곡이기도 하죠. 빛나고 아름다웠던 시절, 모든 것이 서툴지만 행복했던 이들의 사랑 이야기 바로 첫사랑의 감미로움이 아닐까요. 주셨던 곡이었습니다. 이어지는 곡은 역시 영화 음악 중에서 선곡을 합니다. 한동안 이 곡에 빠져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드는 곡입니다. 영화 블루 하와이의 주제곡이라 할 수 있는 Elvis  Presley의  Can’t Help Falling In Love 사랑하지 않을 수 없어요를 준비합니다.

가사가 너무 사랑스러운 곡이기도 합니다. 지금 사랑을 하고 있는 모든 분들께 그리고 앞으로 사랑을 하게 될 모든 분들께 드립니다."


현명한 이들은 말하죠.
오직 바보들만이 그런다고
그렇지만 난 그대와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어요.
이대로 머물러야 할까요?
죄를 짓는 걸까요?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걸 멈출 수 없다면 말이에요.
Elvis  Presley의  Can’t Help Falling In Love 중


어쩌면 그 남자는 자신이 사랑에 빠졌다는 것을 음악으로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아니 그래야만 할 것 같은 마음에 그 남자는 그녀에게 고백을 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 남자는 음악이 흐르자 그 여자를 지그시 바라보며 다짐을 한다.


"평생 같이 하자. 시간이 멈추는 그 순간까지"


몇 곡의 음악이 흐르고 그 남자는 또 밤을 만났다.

늘 그렇듯이 가장 익숙한 길을 걸으며 행복해하며 둘은 그렇게 또 추억을 쌓아가고 있었다.



 일영 : 어이 걸걸이

그 남자 : 안녕하세요. 어쩐 일이십니까?

일영 : 걸걸이 보러 왔지.


이 사람은 방송국 디제이로 잘 알려진 사람이다. 그리고 그가 그 남자에게 걸걸이라는 별명으로 부르는 이유도 다름 아닌 그 남자의 목소리 때문이다. 그 남자의 목소리는 이미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였으니 그렇게 부르는 것이 어색하지는 않았다. 그 남자의 목소리는 기계로도 잡아주지 못하기에 일명 걸 걸이가 되어 버린 것이다.


일영 : 나도 대학교 앞에 가게를 하나 할 건데 한 시간 봐줘야지?

그 남자 : 가게를요?

일영 : 그래 왜 내 가게에서는 음악 봐주기 싫어?

그 남자 : 아닙니다. 당연히 해 드려야죠. 낮 시간이면 괜찮을 거 같은데요.

일영 : 골든 타임에 부르고 싶은데 그러면 대모님께 맞아 죽을지 모르니 3시쯤 어때?

그 남자 : 네 알겠습니다. 좀 있다 가게 한번 보여주세요.

일영 : 그래 이거 마시고 같이 가 보자.


얼떨결에 그 남자는 자신이 지키고자 하는 불문율을 깨고 말았다. 결코 다른 곳에서는 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선배의 말이라 거역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자신이 만든 틀을 깨고 말았다.

그 남자는 일영의 뒤를 따라 그의 가게라는 곳에 도착을 했다.

Pest prison and future. 

일단 간판에 적힌 이름이 맘에 들었다. 아주 오래된 팝의 제목이기도 하니 그 남자의 마음에 들 수밖에 없지 않은가.

일명 PP&F라고 적힌 메모지가 눈에 들어오고 작은 성냥갑에도 그렇게 적혀 있었다. 아마도 대학가라서 신경을 조금 더 쓴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 남자 : 언제 오픈합니까?

일영 : 왜 여기서 빨리 일하고 싶어?

그 남자 : 하하하 알아야 저도 준비를 하죠.

일영 : 넌 준비 안 해도 돼 너 자체가 브랜드잖아. 안 그래 걸걸이.


주방 쪽에서 누군가 걸어 나온다. 그 남자도 아는 얼굴이었다. 긴 머리를 한 여자가 환하게 웃으며 그 남자를 안아준다. 그 남자도 반항하지 않고 그 여자를 안아준다. 서로 잘 알고 있는 사이라는 것이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둘의 동작에서 일영은 의아한 표정으로 말을 한다.


일영 : 뭐야 둘이 그렇고 그런 사이야?

그 남자 : 아이고 누나와는 잘 알죠.

일영 : 누나? 걸 걸이가 더 어리다고?

혜영 : 오빠보다 먼저 알았을걸요. 그렇게 꼬셔도 안 넘어 오더라고 이 자식이


그렇게 말을 하며 그녀는 그 남자의 목을 조르는 시늉을 한다. 그녀의 말이 틀린 것도 아니었다. 그 남자에게 먼저 대시를 하였지만 그 남자가 좋은 감정을 표현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기에 그 남자는 씩 웃었다.


그 남자 : 고백은 남자가 하는 건데 누나가 성격이 급해서 그런 거잖아. 내가 할 수 있게 시간을 좀 줬으면 누가 알아 지금쯤 연인이 되어 있을지

혜영 : 지랄을 하세요. 누가 먼저가 어디 있어. 좋으면 먼저 하는 거지.

일영 : 내가 저런 모습 때문에 혜영 일 좋아하지.

혜영 : 아이고 오빠는 김칫국 마시지 마셔 내 스타일 아니니까. 오픈한다니까 한 달만 해 주는 거야. 어서 사람 구해요. 이 자식도 오래는 못할 거야. 그렇지.

그 남자 : 이 자식 이 자식 하지 마 좀. 애도 아니고. 네 저도 가게 눈치도 봐야 하고 오래는 힘들어요.

일영 : 이렇게 내가 인복이 없나.


그들의 대화는 그렇게 무르익어 갔고 아담한 뮤직박스가 예쁘게 생겼다고 느꼈다. 그리고 그 남자에게 애정을 느끼는 혜영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에 그 남자 역시 싫지는 않았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그 여자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어서 오래 할 수 없다고 말을 한 것이다. 그 남자는 누구의 눈치를 보는 스타일이 아니기에 이유가 있다면 자신에게 애정을 느끼는 혜영과 가까이 지내면 분명 그 여자와 안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을 알기에 그렇게 말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 남자의 혼자 생각이었다. 이후 혜영의 끈질긴 구애를 받을 것이라는 것을 그 남자는 모르고 있었고 누군가를 속여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늦은 것이라는 것을 그 남자는 후에 알게 된다. 물론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것은 아니지만 다름 사람과 웃고 떠들며 그 여자가 없는 시간에 그렇게 한다는 것이 그 남자에게는 죄책감을 주기에 충분했기 때문이다.

Richard Sanderson-Reality
프랑스 출신 Richard Sanderson이 1980년에 불러 히트를 하였고 그 이듬해인 1981년 영화 La Boum의 주제곡으로 다시 사랑을 받은 곡이다.
특히 청순함의 대표 주자였던 Sophie Marceau의 너무도 사랑스러운 모습을 볼 수 있는 것 또한 이 음악이 주는 매력이 아닐까 한다. 



https://youtu.be/vGJTaP6an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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