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한천군작가 Jul 03. 2017

Europa

음악이 있는 이야기  내가 너를 부를 때 -13-



그리스 신화에서 Zeus의 사랑을 받은 Phoenicia의 왕녀 혹은 목성의 위성으로 알려진 Europa.

 Carlos Santana의 기타 연주가 너무도 황홀한 곡이죠. 첫 곡으로 준비한 Euripa였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곡을 들으면 Gary Moore - Still Got The Blues의 첫 도입부가 떠 오르고 또 Eagles 의 Hotel California 중 Glenn Frey와 Joe Walsh의 기타 연주 그리고, Roy Buchanan 의 The Messiah Will Come Again 이 떠 오릅니다. 특히나 Roy Buchanan의 연주는 깊은 밤에 듣기 너무 좋은 곡이 아닐까 생각해 보네요.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Roy Buchanan 의 The Messiah Will Come Again 

마치 고해성사를 하는 듯한 목소리까지 너무도 잘 어울리는 곡이죠.


그 남자는 새로운 음악실에서의 첫 방송 첫 곡을 들려주고는 일어나 선곡을 위해 LP판을 빠른 손놀림으로 뽑고 넣고를 하며 자신이 찾는 곡이 든 LP를 뽑아서 젖은 수건으로 닦으며 힐긋거리듯이 홀 안을 둘러본다.

다음 곡을 선곡하고는 인터폰을 들었다.


그 남자 : 가게밖에 스피커 잘 나오나 봐요

연진 : 네놈 걸걸한 목소리 잘 나오고 있으니 걱정 말아.


피식 웃으며 인터폰을 내려놓으며 신청곡이 적힌 메모지를 집어 들고 자리에 앉았다.

내 너 부에 계신 분 아니세요?
이곳엔 어쩐 일로?
제가 많이 좋아했는데 곁에 여자 친구분이 계셔서 그곳엘 안 갔는데...
이곳으로 옮기신 건가요?
아...
이건 방송하시면 안 돼요.
아시죠.
아직도 그쪽 좋아하는데 이따 커피 한 잔 할 수 있어요?
Yes면 가요를 하나 틀어주시고.
No면 팝송을 틀어 주세요.

그 남자는 고개를 들어 가게 안을 둘러봤다.

그리고는 피식 웃으며 마이크의 볼륨을 올렸다.


Roy Buchanan의 기타 연주는 뭐랄까 숨을 쉬게 만든다고 해야 할까요.

저에게는 그런 식의 곡인데 어떻게 들으셨는지 모르겠네요. 

음....

다음 곡은 참 까다로운 곡으로 선곡을 했습니다.

이 곡은 Yes도 No도 아닌 곡이니 이 곡이 나왔다고 자리에서 일어나 나가시면 안 됩니다.

무슨 말인지 아시죠


그 남자는 말이 끝나기도 전에  Whitney Houston의 Saving All My Love for You의 전주가 흘러나왔다.

이 곡은 소울 하면서 그 이야기가 아름다우면서도 아픈 이야기인데 혹 아시는지 모르겠네요.

음....

저의 대답은 Yes도 No도 아닌 이 노래의 가사와 비슷하다고 하면 어떨까요.

Whitney Houston의 Saving All My Love for You


스피크를 통해 Whitney Houston의 애절함이 전해지기 시작하고 그 남자는 어느 한 곳에 시선을 주며 고개를 숙였다. 그것은 미안하다는 그만의 표현이 아닐까.

그 남자의 시선이 머문 곳의 그녀도 그 남자의 마음을 안 것인지 인사를 하고는 자리에서 일어나 계산을 하고는 그 남자를 한 번 더 바라보며 미소를 보이고는 나갔다.

그 남자는 유리상자 속 자신을 좋아하는 것을 싫어했다. 어쩌면 그 남자가 생각하는 그것이 아니라 본연의 그 남자를 좋아한 것인지도 모르지만 그 순간 그 남자는 유리상자 속에 있었으니 그렇게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


가로등 불빛은 늘 그렇게 두 사람의 걸음걸이에 맞춰져 있는 듯 조용히 따라 걷고 있었고 두 사람은 어김없이 그 시간에 그 길을 걷고 있었다.


그 여자 : 재미있어?

그 남자 : 뭐가?

그 여자 : 거 기말야.


퉁명스럽게 던지는 그 여자의 말에 그 남자는 미안함이 먼저 들었다.


그 여자 : 왜 하필 거기야?

그 남자 : 거기가 왜?

그 여자 : 거긴 이상하게 싫어

그 남자 : 이상하게?

그 여자 : 그래 그냥 싫어. 거기 안 가면 안돼?

그 남자 : 알았어 달은 채워야지.

그 여자 : 달은 무슨 그냥 가지 마 응


그런 투정을 부리는 그 여자가 귀여운지 그 남자는 그 여자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를 지었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본다.

보름도 아닌데 달이 참 밝다는 생각을 하며 그 여자의 손을 잡으며 다시 걸었다.

어쩌면 그 여자의 그 말을 들었더라면 먼 훗날 후회를 하지는 않았을 거라는 걸 알았을까?

그것을 몰랐으니 청춘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빨리 흘러갔겠지.







매거진의 이전글 Midnight Blue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