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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Feb 04. 2017

속도 없이 날이 좋다

속도 없이 날씨가 좋다.

여린 바람이 불어오고

구름이 변해가는데

날씨가 좋다.


구름이 바뀌어 흐리다.

속을 알았는지 흐리다.

비라도 내렸으면 하니

흐린 하늘이 주저앉아버렸다.



그저 내가 이 날을 위해 시간 여행을 한 것처럼 
나의 특별하면서도 평범한 마지막 날이라고 생각하며 
완전하고 즐겁게 매일 지내려고 노력할 뿐이다.

영화 About Time 중에서

지워졌다면 지워진 대로 살라고 하신다. 언젠가 그것이 불쑥 여드름처럼 솟아 나 너를 아프게 할지라도 다행이라 여기며 살아라. 기억은 존재하는 존재하지 않는 무형의 의미이니 그것에 모든 것을 걸지 말아라.

살아가며 자연스럽게 지워지는 기억도 얼마나 많은가.

그것들을 모두 가지고 살아간다면 너는 아파서 더 이상 살지 못할 것이다.

그러니 참 다행이다 라고 여기며 살아라.

너의 머릿속에는 아직도 아흔아홉 칸의 공간이 존재하고 있으니 그 한 칸 비워졌다고 슬퍼하지 말고 나머지를 채워 나가길 바란다.

속단을 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게 살아야만 쉽게 살아가는 길이기 때문이다.

나는 나에게 그렇게 말을 하며 더 이상 어느 길에서 어느 장소에서 더 이상 슬퍼하지 말라고 한다.

날이 참 좋다.

속도 없이 날이 참 좋다.


https://youtu.be/ysNvo2nh1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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