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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Apr 30. 2017

그리운 꽃의 書 - 87 - 보리수 꽃

꽃길 내려다보는 네 마음은

고개 숙여 눈물을 숨기나

빗물이 닮아 간다


흔들리는 마음도 고개 숙였고

삼켜버린 눈물도 꽃이 되어

눈물 꽃이 되었나


바람의 걸음 소리에 놀라

그림자에 놀라 수줍은 것인가

너는 그대로 멈추고 말았다


꽃비가 내리던 날에 널 만났다.

담장에 매달린 너의 모습이 마치 눈물을 흘리는 듯하여 하얀 내 모습이 애처롭게만 보였다.

봄꽃은 내 기다림에 대한 답처럼 다가왔는데

보리수 꽃은 그 기다림에 지쳐 흐르는 눈물 같은 꽃이었다.

옹기종기 모여 있는 꽃 무리가 바람에 날리면 잔상처럼 향기가 곱다

붉은 열매가 맺으면 하냔 꽃은 잊고 있는 것처럼

꽃은 흔들리는 마음과 같았다

오늘도 어느 집 담장에서는 기다리는 마음으로 걸음소리에 고개 숙이는 보리수 꽃이 피어 있겠지.

꽃말 : 부부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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