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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Jun 25. 2017

같은 하늘 아래 -32-

사랑한다는 것으로
때로는
강이 되려 했습니다
은빛 띠 두르고 멀어져 가는
강물엔 함께 한 하늘이
그림자처럼 따라오니까요

사랑한다는 것으로
때로는
소슬한 오솔길이 되려 했습니다.
생생한 흙 내음에
고개 숙여 길이 되는
그대 하늘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것으로도 행복하여
때로는
강물로 흐르고
때로는
오솔길이 되어버리는 나
같은 하늘 아래에 있기에
더한 행복이 있습니다.


"We can love completely without complete understanding."

"남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않고서도 완벽하게 사랑할 수는 있습니다."  

92년 영화 흐르는 강물처럼에서의 명대사다.

남을 아니 나 자신을 완전하게 알지도 못하면서 누군가를 평가하며 살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는 이미 많은 시간이 지난 후였다는 것을 알았고 그로 인해 지난 시간들은 아련하기만 하였다.

누군가를 떠나보내며 잡지 못하는 것은 그 누군가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 순간 그 사랑의 깊이를 알지 못하고 또 용기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일 것이다.

적적한 타이밍을 안다면 긴 시간이 지난 후에 후회를 하지 않을 것인데 왜 우리는 살아가며 많은 후회를 하고 또 아파해야 하는 것인지 그것은 아마도 하나를 잃어야만 다른 하나를 얻을 수 있다는 진리를 깨우치기 위함이 아니었을까.

시간은 그렇게 가늘게 채찍질을 하며 우리를 담금질한다는 것을 그 순간에는 모르고 있었던 것이다.

만약 다시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그 누군가를 잡을까?

역시나 잡지 못할 것이라는 답을 얻는다.

그 순간에는 그렇게 하라고 준 시간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많은 시간이 지나고 다시 만난다면 그때 하지 못한 것을 하며 살라는 시간의 가르침이라 여기기 때문이 아닐까?

많은 사람들은 그때로 돌아갈 수 있다면 이라는 말을 한다.

하지만 그때로 돌아가더라도 그 순간은 막을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보다 더 아픈 시간이 올 수도 있다는 것을 알까?

그래서 그 순간으로 돌아가더라도 그때와 같은 결론을 내리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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