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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Aug 14. 2017

같은 하늘 아래 -57-

바느질하듯
이어진 산자락
밀려난 흙길이 누워 있다.
청신한 수죽은
죽은 듯 눈을 감았고
바스러지듯 사라지는
불투명의
우려 놓은 자욱이
긴 바람에 스치며
물결로 그 하늘을 가리킨다.


긴 시간은 고독하기만 하였다.

긴 터널 속에 가려있는 듯 혹은 그 속에 혼자 남겨진 것이 어쩌면 다행이었을까?

후회를 한다.

그 시간으로 돌아간다면 처음과 같은 선택을 할까?

지금 마음이 시키는 데로 하라는 내속의 말들이 메아리처럼 번져가지만 여전히 그 시간과 그 터널이 통째 내 속에 들어와 버렸다.

어쩌면 내 속에 들어와 버린 그것이 어떻게든 살아가게 만들었는지도 모른다.

여전히 내 속에 존재하는 그 시간에는 네가 존재하기에 여전히 빛바랜 사진을 본다.

흐느끼듯 내리는 비가 그리운 날에 창밖을 보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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