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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Sep 04. 2017

같은 하늘 아래 -66-

소리 없이 다가서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럴 수 없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기에 비를 기다릴 뿐입니다.
마음 것 울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리 내어 부르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산이 필요한 날에 우산이 없다면 난감하다.

한참을 기다리다 결국 빗 사이를 뛰어가야 하는 스며드는 마음.

어쩌면 살아가며 손 내밀어 잡아 달라고 해야 할 때가 있다.

하지만 말하지 못하는 때도 있다.

용기.

그것은 작은 마음의 실천이다.

사랑 역시 그 실천이 주는 작은 용기인 것이다.

오늘

나는 당신에게 작은 용기를 내려한다.

지난 시간만큼 모아둔, 꾹꾹 눌러 담아 둔 이야기를 꺼내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작은 용기를 내어 말하려 한다.

다신 그 손을 놓지 않을 거야 라고.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김소월의 먼 후일 마지막 부분이다.
갑자기 생각난 이유가 뭘까?
온종일 창가에 서서 멍하니 하늘만 봤다.
몇 시간을 그렇게 서 있었는지 모른다.
막연함에 그리움도 잊은 나는
아픔도 잠시 내려놓고 그렇게 나를 내려놓는 연습을 하였다.
 
연습.
참 우스운 일이다.
연습이라니...
힘든 것도 연습이 필요한가?
아픈 것도 연습이 필요한가?
혹...
아니다.
그것만은 연습이 있을 수 없는 것이 아닌가...
그것만은 유일하게...
그냥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그것은.
이런 맘을 먹고부터는 편하다.
아주 많이 편하다.
눈물 날 정도로 편하다.

2011년 어느 8월 오타와에서.

짧은 순간에도 스쳐 지나가는 얼굴 하나.

어쩌면 눈 감는 구 순간에도 스쳐 지나갈지 모르는...

그래서 순간순간 나는 모든 것을 바친다.

그 짧은 순간마저도 후회하지 않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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