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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Dec 05. 2017

같은 하늘 아래 -77-

오던 길을 돌아가는 것은
무척이나 지루하고 힘이 듭니다.
하지만 돌아가야 한다면
아파도 그렇게 걸어가야지


오래된 수첩에서 간결하게 적혀있는 일상의 단면들이 미소 짓게 만들고,

다 녹여서 사라진 입안의 사탕처럼 아직도 남아있는 잔영이 좋은 것은 아마도 그 단맛을 잊지 못함이 아닐까.

추억은 어쩌면 사탕과도 같은 것이 아닐까.

첫 단맛 그리고 서서히 녹아드는 깊은 단맛, 다 녹여져 사라지고 난 후의 여운이 간직하고 있는 추억과도 같은 것 아닐까.


긴 시간을 홀로 걸어오다 어느 순간 어느 지점에서 그 선이 마주친다면 그 마주침에 주저하지 말아야 한다.

그 주저함이 두 번 다시는 오지 않을 기회를 놓칠 수 있기 때문이다.

살다 보면 그런 순간이 꼭 오더라.

그 순간이...

가슴 떨리는 그 시절 그 순간처럼 여전히 고장 난 가슴을 가지고 살았구나 하는...


한때는 그렇게도 밝았던 광채가 
이제 영원히 사라진다 해도,
초원의 빛이여, 꽃의 영광이여,
그 시절을 다시 돌이킬 수 없다 해도,
우리 슬퍼하기보다, 차라리
뒤에 남은 것에서 힘을 찾으리.
인간의 고통에서 솟아 나오는
마음에 위안을 주는 생각과
사색을 가져오는 세월에서.

윌리엄 워즈워스의 초원의 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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