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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한천군작가 Dec 28. 2017

같은 하늘 아래 -79-

하늘을 이고 사람 틈에서 살고자 하는데 
긴 그림자 나를 찾아 서산을 넘고, 
묻고자 따라 걸으니 
몸 멀리 두고 마음이 앞서 
그 하늘 따라 멀어만 갑니다. 

가녀린 꽃대에 풍성함 머금은 
가을 국화 먼 산만 바라보는데 
저문 산 허리에는 겨울이 감겨 있으니 
먼 하늘 둥지 잃은 새 눈물만 아파 
말하지 못하고 하늘만 따라 날다 지쳤습니다.


간당간당하게 매달려있는 겨울 고드름의 위태로움이 꼭 나를 보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것은 지난 시간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혹은 그 아픔을 잠시라도 잊으려고 발버둥 치던 것이 그와 같아서일까.

지독한 감기에 걸려 종일 기침을 하는 것과도 같았다.

가슴은 기억을 하는데 내 몸은 거부를 하는 쓴 약을 밀어내려는 것과 같은...

이별은 그랬다.

이별이 아픈 이유는 가슴이 기억하고 있기에 순간순간 튀어나오는 대사와 장면들이 오버랩되어 눈감게 만들기 때문이다.

결코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을 잊고 살아가야 하는 아픔 때문이다.

마치...



무엇을 잊은 걸까요
누구를... 잊은 걸까요
어떤 얼굴을 잊고, 무슨 약속을 잊어
이렇게 깊이 모를 슬픔만 
남은 걸까요

누가 저 좀...
아무나 제발 저 좀...
살려주세요  

드라마 도깨비 중 지은탁의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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