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을 새운 것처럼
바람 살이 아파
곁을 내어줘 버린
봄이 되어
바람을 날려 버리고
아쉬움에 바닥을 잡았다
긴 밤 눈물 훔치던
이부자락 움켜잡았던
그것과도 같이
땅을 움켜잡았다.
색이야 발하던 말 던
그리움이 떠나버려
눈물이 흐려져버린
연하디 연한 보라였다
다시 바람을 잡으려
바람을 보고 있다.
따스한 바람이 불어오니 벌써 욕심이 난다.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는 것 같은 착각을 하며 경칩이 며칠 남지 않아서 그런가 한다.
키 작은 꽃을 유난히도 좋아하는 나에게 봄은 천국과도 같은 의미다.
어느 길 어느 언덕을 올라도 납작하게 엎드린 키 작은 꽃이 지천이기 때문이다.
“허투로 보지 마 그 자리에 있어야 하니 피는 것이니까”
어디서 언제 날아와 자리를 잡은 것인지 모를 꽃이 피고 잡초도 꽃이 피네 라도하면 할머님은 꼭 그렇게 말하셨다.
그래 딱 그 자리이니 사랑스럽고 이쁜 것이겠지.
그 후로 무릎을 굽혀야만 보이는 키 작고 작은 꽃에 눈길이 가는지도 모른다.
꽃은 내게 그리움이다.
할머니에 대한 아련한 그리움으로 시작해서 추억이란 이름으로 간직한 이름에 대한 그리움으로 커 가는 아련함이다.
티브이에서 돌아가신 할머니 댁에 가 장롱을 열어 아직 사라지지 않은 할머니의 향을 킁킁거리던 모습에 눈시울을 적시는 것이 나 역시 그 그리움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봄이면 많은 꽃에게서 가을이면 국화에게서 할머니를 느끼는 것과 같은 것이 아닐까.
꽃말 : 기쁜 소식
중국 삼가호라는 호수가 있었는데 하늘의 용이 물이 말라 버린 이 호수에 내려앉아 숨을 쉬지 못하고 죽을 운명에 처했다고 한다. 이때 마을 주민들이 이웃의 연못에서 물을 길러다 용이 승천할 수 있도록 이 호수에 물을 채워 주었고 용은 승천하였다고 한다. 그 이듬해 호수 주변에 보라색의 처음 보는 꽃이 피어났는데 그 뿌리의 맛을 보니 너무 쓴 맛이 났다. 마을 사람들은 용이 보낸 약초로 생각하고 병든 사람들에게 이 풀을 먹이니 병이 깨끗이 나았고, 그 후 곰의 쓸개보다 쓴 이 풀을 용의 쓸개인 용담이라고 하였다는 전설이다. 웅담보다 쓴맛을 가진 이 용담과의 풀을 처음 맛본 사람이 붙이 이름으로 짐작된다. 꽃말은 기쁜 소식이다.
구슬붕이는 옮겨심기가 어려운 종 중 하나라 집에서 키우기엔 다소 무리가 있다.
그래서 봄이면 찾아가서 봐야 하는 야생화 기도 하다.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는 2년 초이며 양지바른 곳에서 자라며 아주 작은 꽃이라 주의 깊게 관찰하지 않으면 지나칠 수도 있다. 3~8cm로 작은 키에서 길고 뾰족한 난형의 연보라색 꽃이 핀다. 그리고 원줄기 끝에 열매가 열리는데 마치 구슬을 닮았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기도 하다.
작은 모양 때문에 애기 용담이란 이름으로도 불리는 꽃이다.
북한에서는 구슬봉이로 불린다.
용담목 용담과의 두해살이풀
인엽 용담(鱗葉龍膽)·암 용담·자화 지정·구슬붕이라고도 한다. 양지바른 들에서 자란다. 줄기는 높이 5∼10cm로 밑에서 가지가 갈라진다. 뿌리에서 난 잎은 큰 달걀 모양 마름모꼴이고, 장미꽃 모양으로 난다. 길이 1∼4cm, 나비 5∼12mm로 가장자리가 두껍고 끝이 까끄라기처럼 뾰족하다. 줄기에서 난 잎은 마주나고 작으며 밑부분이 합쳐져 잎집을 이루며 줄기를 싸고 있다.
5∼6월에 종 모양의 연한 자주색 꽃이 줄기 끝에 핀다. 꽃자루는 짧고 꽃받침 통은 길이 4∼6mm이다. 화관통은 꽃받침보다 2배 정도 길다. 열매는 삭과로 긴 대가 있고 화관 밖으로 나오며 가을에 익는다. 종자는 방추형으로 편평하고 매끄럽다. 한국·일본·동아시아 등지에 분포한다.
(두산백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