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으로 말하지만
꺼내 놓지 않았지만
알거라 믿었지만
그게 아니었다.
바라만 봐도 알거라
숨소리만 들어도 알거라
마주 잡은 손으로
온기만으로도 알거라
그렇게 모른척한 건지
아님
여전히 모르는 건지
고개 숙여 모른 척
벚꽃이 한창인 어느 날 한가로이 걷다 문득
"우리 가위바위보 해서 계단 올라갈까?"라고 툭 던지듯이 말을 했다.
나를 빤히 바라보던 그녀는 미소를 머금으며
"우리 스무 살에도 안 했잖아"
그 말을 듣는 내내 귀에 울리던 음악 하나가 있었다.
아마 그날 이어폰이라도 있었다면 이 곡을 찾아서 함께 들었었텐데라는 맘...
그리고 영화 속 벚꽃이 날리는 밤에 운철(윤계상)과 은희(박신혜) 가 가위바위보를 하던 장면이 너무 예뻤는데 밤은 아니지만 간간히 꽃잎이 바람을 만지는 부산 감천문화마을에서의 따뜻한 봄날의 오후에 지난 시간들을 원망할 여유도 없이 행복이란 녀석이 음악이 되고, 꽃이 되었던 날.
이렇게 라디오에 사연이라도 보낼까 하였는데...
영화 사랑의 가위 바위 보
왜 갑자기 이 영화가 떠 올랐을까?
꽃비가 내리는 어는 날 밤에 가위 바위 보를 하는 드 사람이 너무 예뻐 보였는데 그렇게 높진 않지만 계단에서 우리도 예뻐 보일까 해서였을까?
아마도 벚꽃이 선물한 한가로움에 영화를 대입시켜버린 이기적인 마음 때문일까?
영화 속 홀로 계단에 앉아 상심해 있던 운철 앞에 나타난 길 잃은 강아지 한 마리.
하얀색 몰티즈가 자꾸만 눈을 맞춘다.
그리고 운철은 그 강아지를 안고 걷는다.
전봇대에 붙은 전단지에 운철이 안고 있는 강아지가 있었고 전단지에 적힌 연락처로 전화를 하고 강아지 주인 은희를 만난 운철은 첫눈에 반했다고 할까 아버지가 자주 이야기했던 운명을 걸어 볼 상대라는 생각에 또다시 가위바위보를...
“내가 이기면 저녁을 같이 먹고, 비기거나 지면 아무것도 아닌 거다. 다시 볼 일 없는 거다. 사례 대신, 근대 난 가위를 낼 거다”
그 순간 가로등 불빛에 환하게 빛나는 꽃잎이 날리는데 너무 예쁘게 보였다.
그리고 모그의 사랑의 가위 바위 보가 흐르는데 이 영화의 가장 아름다운 장면이 아니었을까.
삶은 영화와도 같다.
어쩌면 우린 한편의 장편 영화를 찍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수히 많은 NG를 내면서 다시 찍기를 반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더 좋은 장면을 찍기 위해 오늘도 최선을 다 한다.
행복한 해피엔딩을 위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