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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abba May 03. 2018

삶이 고단할 때, 꺼내 보세요.

당신은 결코 혼자가 아니예요. 당신을 위로해줄 사람들이 여기 있어요. 


아직도 변덕스러운 날씨지만, 이제 정말 봄과 여름 그 어드메쯤에 와 있는 듯 하다. 사람들은 다들 즐겁게 이 날씨를 즐기지만, 아마 그러지 못하는 이들도 있을 거다. 춥고 어두우면 다들 우울한 기분을 느끼지만, 이렇게 날씨가 좋은 날들이 오히려 더 괴롭게 만들기도 하니깐. (날씨도 좋은데 난 왜이래 라는 느낌) 

날이 좋다고 꼭 나들이를 갈 필요가 있을까. 그냥 편하게 소파에 몸을 맡긴채 영화 한편 보자. 이 영화들이 엉망인 기분을 조금은 달래줄 것이다.



Edited by Movie Saver.

#기분우울할때 #혼자라고느낄때 #삶이고단할때 #영화추천 #영화 #무비세이버





1. 헬프 (The Help, 2011)


평등의 시대에서도 여전히 평등을 외치고 있는 지금이지만, 불평등 시대에 싸우지도 못하는 그녀들은 어땠을까. 화장실조차 함께 쓰지 못하는 흑인 가정부들은 그저 백인 주인들이 하라는대로 할 수 밖에 없고, 백인 주인 역시 그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하지만 여기, '스카터' 만은 달랐다. 자신을 키워준 것도 흑인 가정부이고 그녀는 차별에 대해 받아들이지 않는다. 그것을 다른 이들은 그녀가 좀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스카터는 혼자라도 이 현실을 바꾸고자 한다. 이런 그녀에게 진정성을 느낀 가정부들이 그녀의 손을 잡는다. 


'헬프'를 보면 '정말 저 정도였어?' 할 정도로 비상식적인 태도에 화가 나게 된다. 하지만 생각해보면 지금도, 얼마나 많은 비상식적인 것들이 넘쳐나고 있는가. 다행인 것은, 우리 사회에 수 많은 '스카터'가 있어 세상이 조금씩 올바르게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당신 또한 이 세상이 억울하다고 느끼는가? 그렇다면 주변을 둘러보고 스카터를 찾아보자. 그녀 혹은 그라면 당신의 이야기를 마음으로 들어주고, 방법을 찾아줄지도 모른다. 


+) 영화 '라라랜드'를 보고 엠마스톤이 좋아졌다면, 이 영화를 꼭 보길 바란다. 그녀가 반짝반짝 빛이 나는 영화다. '라라랜드' 보다 더!




2. 터미널 (The Terminal, 2004)


명작이라고 불리는 영화들을 많이 보지는 못했다. 시간되면 찾아봐야지 해놓고선 쌓아놓은 영화들만 수십편이 될 듯하다. 그러다 TV에서 해주면 보거나 아니면 불현듯, 생각나서 찾아보고는 하는다 터미널도 그런 영화였다. IPTV의 무료 영화들을 훑어보다 보게 되었다. 


사실 터미널이 좋은 영화라고는 들어봤지만 무슨 내용인지는 몰랐다. 음 그냥 공항에 갇힌 이야기군, 근데 뭐가 재미있다는 거지 라며 보기 시작했다. 그리고 엄청나게 몰입하며 봤던 영화다. 


정말 내용은 단순하다. 공항 '터미널'에 갇혀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다. 그는 아주 작은 동유럽 국가에서 왔는데, 쿠데타 때문에 잠시 '유령국가'가 되어 국적이 없어지게 된 것이다. 할 수 없이 쿠테타가 끝날 때까지 출국도 출입도 못하게 된 상황에서, 그는 터미널에서 의식주를 해결해 나간다. 


영어 한마디 못하는 그이지만 책으로 어렵사리 공부하며 간신히 대화를 이어나가게 되며 공항에서 친구도 사귀고 사랑에도 빠지고, 할거 다 한다. 굉장히 순박한 시골 아저씨 같은 빅터는 처음엔 혼자였지만 나중에는 공항의 친구들이 그를 도와준다. 


영어가 모국어인 톰 행크스가 영어를 하지 못하고, 듣도보도 못한 어디 작은 나라 언어로 연기를 하는 것에 놀라고,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라는 사실에 (방금 알았다!) 두번 놀라게 된다. 스필버그 감독은 블록버스터로 드라마를 만들어내더니, 드라마로 블록버스터급 감동을 만들어 낸다.



3. 라이프 오브 파이 (Life of Pi, 2012)


공항 터미널에 갇힌 사내가 있었다면, 여기 바다 한 가운데에 갇힌 소녀가 있다. 뱅골 호랑이와 함께!

혼자 남았지만, 또 혼자는 아닌 파이. 이런 감정은 리차드 파커(뱅골 호랑이의 이름이다)도 마찬가지일테다.


바다 한 가운데에서 영역싸움을 하기 바쁘지만 사실 리차드 파커가 없었다면 파이가 버텨낼 수 있었을까. 옆에 누구라도 있다는 것은 어떤 환경에서든 도움이 되기 마련이다. (범죄현장은 예외로 하자) 

폭풍우, 식량난, 뜨거운 태양... 파이 앞에 놓인 위기는 한가득이지만 그래도 그는 리차드 파커를 보살피는 것을 잊지 않는다. 죽일 수 있었던 상황에서도 그는 파커를 구해낸다. 넓고 넓은 이 바다를 함께 헤쳐나가야 할 동지가 필요 하니깐. 


하지만 위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심해어들이 만들어낸 신비한 광경을 보기도 하고, 아주 크고 아름다운 고래를 마주하기도 한다.



영화 '라이프 오브 파이'는 어정쩡한 말들로 끝이 난다. 이것이 사실인지 아닌지는 듣는 사람이 판단해야 할 몫으로 남겨 두었다. 나는 아직도 잘 모르겠다. 


4월 12일에 재개봉한 라이프 오브 파이는 아직 상영중이다. 이번주까지 '아트하우스 모모'에서 볼 수 있으니, 파이와 리차드 파커의 모험담을 꼭 큰 화면으로 보기 바란다.




4.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 (Dallas Buyers Club, 2013)


영화 속에는 정말 별별 사람들이 다 모이는 것 같다. 이번에는 에이즈 환자다. 그냥 암이면 암이지, 하필 에이즈일게 또 뭐람. 신약이 개발되었다고 하지만 론은 그 약을 받지 못한다.

행동파 론은 그 신약을 구하러 직접 멕시코까지 간다. 그리고 '달라스 바이어스 클럽'을 만들어 신약을 판매하기 시작한다. 


세상 다 잃을 것 같은 그였지만, 신약을 팔며 동료 레이언도 만나고 그녀(레이언은 트랜스젠더다)와 함께 클럽을 만들어 나가며 '할 일'을 해 나간다. 30일밖에 남지 않은 인생이지만, 그래도 '쓸 모 있게' 보내는 론. 

정부 당국은 그를 바싹 추격해 오지만, 론은 포기하지 않는다. 이제 그의 손에는 그 뿐만 아니라 레이언과 클럽 사람들의 목숨이 달려 있으니. 


대기업과 손잡은 정부, 그리고 불법이지만 사람들의 목숨을 살리려 애를 쓰는 론. 누가 잘못되었고, 누가 잘 하는 것인지 판단하긴 어렵다. 하지만 해볼 때까지 해보는 것, 죽기전까진 죽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이 영화를 보면 알 수 있다.


진짜 죽을 것 같은 마른 몸으로, 진짜 에이즈라도 걸린 것 같았던 매튜 맥커너히와 이제야 대중에게 인정받게 된 자레드 레토의 트랜스젠더 연기가 영화를 꽉 채워준다. 이 영화로 두 사람은 제 76회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각각 남우주연상 /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 사실, 이 때 오스카 남주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그는 '더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로 남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되었다.)가 받길 바랐는데,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아.. 왜 매튜 맥커너히가 받을 수 밖에 없는지 그냥 납득이 갔다. 흑, 그래도 레오도 결국 받았으니 괜찮아..




5. 더 셰프 (Burnt, 2015)


독단적이고, 이기적이지만 실력만큼은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아담. 그런 그의 성격 때문에 그는 직장까지 잃고 슬럼프를 겪게 되지만, 다시 일어서기 위해 자신을 따라줄 키친 부대를 만들기 시작한다.


모두가 자신을 따르는 줄 알았지만 그러지 않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그 허무함은 얼마나 클까. 미슐랭2스타 셰프라는 것도, 모두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지 그 혼자서는 절대 불가능 한 것이었다. 그것을 인정하는 것조차 어려운 아담. 하지만 좋은 동료들과 함께 그는 '혼자'가 아닌 여럿이서 함께 만들어 나가는 주방을 드디어 만나게 된다. 그리고 그의 꿈, 미슐랭 스타에 다시 도전하게 된다. 혼자가 아닌 다함께. 


영화 제목만 보면 '요리영화'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사실은 실패하고 도전하는 '성장기' 영화에 더 가깝다. 그래서 아름다운 요리를 볼 수 있을거라 생각하고 골랐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영화는 온통 소리지르고 불 지르는(Burnt) 영화이니깐. 


원제는 'Burnt'인데 어째서 '더 셰프'가 되었는지 모르겠지만, 차라리 '더 키친'이 낫지 않았을까. 제목에서 아쉬움이 남는 영화지만 영화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해준다. 보고나면 직장에서의 나의 모습은 어떠한지 돌아보게 되고, 직장 동료들을 괜스레 생각나게 만드는 영화다.



6. 행복을 찾아서 (The Pursuit of Happyness, 2006)



내 삶이 엉망진창이고, 불행의 연속이라고 생각된다면 이 영화를 보자. 아내와 이혼당하고, 집까지 잃고 남은 것이라고는 한물 간 의료기기 그리고 아들만이 남았다. 

그래도 크리스는 희망을 잃지 않는다. 늘 아이 앞에서 유쾌한 아빠로 있어주며 어떻게든 지금 상황을 헤쳐나가려 한다. 어렵게 직장은 구하지만 당장 돈을 주는 것도 아니고, 수습기간 동안 성과가 좋아야만 정규직으로 전환이 된다. 


우울하고 모든 것이 다 끝이 난 상황이지만, 영화는 우울하지 않다. 오히려 유쾌하다. 그런 그의 긍정적인 기운이 오히려 더 안쓰럽게 만들지만, 어떻게든 이 모든 상황이 좋게 끝날 것이라는 희망을 안겨준다.

무한 긍정으로 살아가는 크리스이지만, 그래도 어쨌든 삶은 힘들다. 내일이 아니라 당장 오늘 밤 어디에서 자야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지하철 화장실에 문을 잠그고 방으로 쓴다. 누군가가 다가와 문을 열려고 하자, 그는 아이의 입을 막고 없는 척을 한다. 울고 있지만, 소리를 내어서도 안된다. 쫓겨나면 잘 곳이 없기 때문이다.



나라면,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 차라리 죽어버리는게 더 나을 거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이렇게 살아갈 자신이 없다. 아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래도 그는 살아간다. 내일은 더 나아질거라는 희망을 품고. 


정말 어려운 상황에서는 그런 희망을 품는 것 조차 어려울 거란걸 안다. 그래도 이 영화를 보면 조금은 위로가 되지 않을까. 꼭 행복을 찾을 필요는 없다. 세상에는 이렇게라도 살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게 된다면 약간이라도 힘이 나지 않을까 하고 생각해 본다.



영화 '헬프' 중에서


'넌 친절하고, 똑똑하고 소중한 존재야' 


내가 쓸모 없고, 세상 나 혼자라고 느낄 때 나에게 이렇게 이야기 해보자.

나는 소중한 존재라고. 나는 혼자가 아니라고. 


분명 이 외침을 듣고 손잡아 줄 사람들이 있을 거다. 그러니 너무 괴로워하지 말자. 오늘은 편한 마음으로 영화 보고 내 마음을 토닥여 주자. 






몸과 마음이 지쳤을 땐, 숲으로 가자. 영화 '리틀 포레스트' 리뷰 ▼▼


일상이 지루할 땐, 초능력을 가져보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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