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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생각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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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uabba Aug 30. 2018

나도 어쩔수 없는 엄마였다.

내 아이의 첫 사교육


1.

사교육은 웬만하면 최소화 하자는 주의다. 아이가 배우고 싶은 것이 있다면 기꺼이 하게 해주겠지만 맹목적으로 학원 보내고 과외받게 하지는 않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다짐이 벌써 깨진 것 같다.


2.
32개월이 다 되어가는 아이에게 종종 영어단어를 알려주고 영어 방송을 보게하고 영어 노래를 듣게 한다.

모국어인 한국어는 어차피 계속 듣게 되니 말이 트일 때쯤 영어에 노출시켜주면 영어 학습에 도움이 된다는 거다.


한국어를 제대로 구사하기 전에는 영어 학습은 없게할거라

다짐했건만 영어 노래를 들으며 곧잘 따라하는 아이를 보며 내 마음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3.

아이에게 자연스레 영어를 알려주자고 마음을 바꿨다. 관심사인 자동차나 간단한 단어들 (색이나 숫자) 같은 것은 영어로 알려주고 유투브도 이왕이면 영어 콘텐츠를 찾아 보여주고 있다.


4.

그러다보니 욕심이 생기더라. 내 영어수업을 들으러 문화센터에 방문했을 때 한 쌍둥이 엄마가 '이제 영어발레 해야지' 라는 말을 들었다. 아니 내 아이보다 어린데 벌써 '영어'를? 물론 영어발레의 방점은 '발레'에 있지만 나에겐 영어가 중요 포인트였다.


5.

영어수업을 나도 신청할까. 아니야 그래도 일러. 어차피 집에서도 내가 영어로 놀아줄 수 있는걸. 아냐 그래도 발음이 더 좋잖아..


온갖 이유로 반대하다 이내 또 수긍했다. 안되겠다 싶어 애기 좀 키운 선배와 언제나 나의 육아고민 상담을 해주는 교사직 언니에게 물어봤다.


선배는 그 시기가 가장 영어를 잘할때라며 하지 않았음에 후회를 하고 육아상담자인 언니는 내 아이도 시키고 싶다며 긍정의 답을 주었다.


6.

그럼에도 망설여졌다. 여전히 너무 빠른거 아닌가. 영어동요 들려주고 방송 보여주면 되잖아.


하지만 영어단어를 점점 더  잘 따라하고 말도 문장을 갖춰 구사하는 아이를 보며 그래 한번 해보자, 아니면 취소하면 되지라는 마음으로 결국 수강신청을 했다.


원래는 백화점 문센을 고려했으나 매주 왔다갔다하는 것도 여간 힘든일이 아닐듯 하여 가까운 마트 문센에 신청했다. 영어발레 외의 영어수업은 없어 의도치않게  발레도 배우게 되었다.


7.

다음 주가 첫 수업인데 어떨지 모르겠다. 검색만으로는 수업 자체는 많이들 호평하고 추천하는지라 괜찮을 것 같은데 아이가 좋아할지 모르겠다. 춤도 곧잘 따라추고 친구들과 노는 것도 좋아하고 무엇보다 에너지 발산 할 곳이 필요한 시기라 아이도 좋아할 것 같긴 하다.


8.

이렇게, 그리고 생각보다 훠어얼씬 빨리 아이의 사교육이 시작되었다. 물론 사교육이라 할만큼 빡센것도, 앉아서 책만 보는 것도 아니지만 어쨌든 국가가 지원해주는 교육 외의 학습이니 .. 단어 그대로의 사교육은 맞는 셈이다.


아이가 더 크면 정말 쓸데없는 사교육을 안 시킬 자신이 있을까. 엄청난 다짐이 필요하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정말 큰 결단이 필요로 하는 일이란 걸 다시금 깨닫는다.



그나저나, 외국어를 가르치면 쓸데는 있을까. 어차피 번역앱으로 굳이 배우지 않아도 될 거 같긴 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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