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사보다 더 고민되는 건, 퇴사 '후'
*2017년 8월 네이버 블로그에 작성한 글을 옮겨 왔습니다.
하지만 퇴사가 의미하는 바가 예전과 사뭇 다르다.
몇 년 전만 해도, 퇴사는 곧 다른 '직장'으로의 연속이거나 (=이직) 다시 취준생이 되는 것을 의미했는데,
지금의 퇴사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위해 중단하는, '다음을 위한 단계'에 가깝다.
이 역시 직장의 연속이라 할 수 있지만, '회사'의 연속이라기보다는 내가 하고자 하는 일, '직업'의 연속이라는 점에서 다르다고 할 수 있겠다.
다들 꿈을 찾아 퇴사를 하고, 퇴사를 '잘' 하는 법, 사직서에는 퇴사 사유를 뭐라고 해야 하나요 등등 다양한 질문과 방법들이 콘텐츠로 떠돌고 있는데, 그만큼 퇴사를 누구나 꿈꾸지만 쉽게 하지 못하는 일인 듯하다.
맞다. 퇴사가 결코 쉬운 것은 아니다.
나 역시도 퇴사를 쉽게 결정한 것은 아니다. 물론 주변에서 보기에는 갑자기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게 된 것이니 놀랄 수도 있겠지만 나 나름대로는 고민도 많았고, 회사와 많은 이야기도 오갔었다.
회사와의 이야기를 잘 하는 것도 쉬운 것도 아니고, 나 스스로도 퇴사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 퇴사까지의 준비가 아니라 퇴사 '이후'의 준비를.
내가 무엇을 하고픈지,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어떻게 할 것인지 대략적이라도 계획을 세워두는 것이 필요하다. 아니 그러라고 말하고 싶다. 퇴사의 목적이 휴식일지라도.
퇴사를 결심했음에도 행동으로 옮기기까지 많은 생각이 필요했던 것은, 그러니깐 퇴사가 두려웠던 이유 중 하나는 무엇을 하고픈지, 하고 싶은지 모르겠고, 없었기 때문이다.
퇴사를 결정하게 됐고, 나는 목표가 필요했고 그래서 내가 앞으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내가 10년 뒤에 무엇을 하고 싶은지 그것을 찾는 것을 목표로 세워두니 퇴사를 해도 나는 나 나름대로의 할 일이 생겼다. 직장은 없어졌을지언정 '직업'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일단 현 직장의 좋은 점과 나쁜 점을 정리해보자.
여기서 유의해야 할 점은, 단 하나의 좋은 점이 수많은 나쁜 점을 다 견디게 할 수도 있고, 단 하나의 나쁜 점이 수많은 좋은 점을 다 덮어버릴 수도 있다. 그러니 단순히 '개수'로만 비교할 것이 아니라 '질적인 비교'도 놓치지 말자.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단점이 장점보다 우수하다면 과감하게 퇴사하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명심해야 할 것은, 다음의 직장이 현 직장의 문제의 해결책이 될 것이란 기대감은 버리자. 이는 정말 직장의 연속이 될 뿐이지 '직업'의 연속이 아니다. 나에게 득 될 게 없다. 본인이 뚜렷한 목표를 세우지 않는다면 다음의 직장에서도 현재의 문제점을 맞닥뜨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현 직장의 '인간' 때문에 미치겠다고? 잊지 말자. '미친놈 질량의 법칙'을. 사람에 의해 발생된 장단점에는 특히나 주의를 기울이자.)
퇴사를 결심했다면, 퇴사 이전의 사건에 대해서는 잊어버리자. 더 이상 회사에 미련을 두지 말자.
'아, 왜 그랬지, 왜 그렇게 됐을까'라는 질문은 더 이상 필요가 없다. 물어본다고 해서 해결책이 나오는 것도 아니고, 계속 질문해봤자 욕밖에 안 나온다 (.. )
서두에도 말했듯이, 퇴사는 그 이후가 더 중요하다. 하고자 하는 것에 목표를 두라고 말하고 싶다.
회사는 회사일뿐이다. 내 목표에, 내 직업에 집중을 한다면, 현재 회사도 나의 앞날을 위한 좋은 소스가 될 수 있다.
*이 글은 페이스북 페이지 '열정에 기름붓기 - 퇴사를 결심해야 하는 타이밍' 글을 참고로 작성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