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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쓰 Jan 19. 2022

엄마의 동심원 기법

엄마는 그 자리에서 황급히 움직였다. 엄마의 열성적인 훈련으로 아이의 다채로움과 발랄함에도 엄마는 동심원 기법을 체득할 수 있게 되었다. 동심원 기법이란, 절대로 흔들리지 않는 엄마 마음의 기준, 중심은 그대로 두고, 예고 없이 생겨나는 감정을 다양한 크기의 원 모양으로 변형시킬 수 있게 된 것이다. 중심을 기준으로 거대했던 감정의 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원의 중심에 가까워지며 작아졌고, 호수 상태의 고요함마저 느껴진 것이다. 기분이 상쾌했다. 통쾌함 같기도 하고 승리감 같기도 했다. 예전의 비루하고 소심했던 엄마가 안쓰럽게 느껴지는 생각이 충동적으로 나타났지만, 엄마의 마음은 중심을 그대로 두고, 자리를 황급히 이동하며 동심원을 만들어내며, 차츰 말 한마디 없이 자신감과 평정심을 찾게 되었다. 엄마에게는 그래도 부단한 연습이 필요했지만 포기는 없었다.

엄마의 마음이 미처 두려움과 충동 감이 나타나기 전에 마음의 중심은 제법 단단한 형태로 버티고 지금 엄마의 속에 있다. 그래서 엄마는 예전보다 지금 행복할까? 사실 행복하건 말건 그건 상관없는 일이었다. 중요한 건 엄마는 쉴 틈 없이 호수 상태의 마음으로 유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엄마는 그게 지금 바로 여기에서 감사하고,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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