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놓고 관찰하면서 멋진 대화를 들어본 경험은 헤르만 헤세의 소설 "데미안"에 머물면서이다. 주인공 싱클레어의 삶에 초대되었다. 물론 그 초대 또한 내 선택에 의한 것이다. 싱클레어는 삶에서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고자 끊임없이 좁은 길을 찾아 나서면서도 불안감에 자신과의 대화를 멈추지 않았다. 누구도 완전히 자기 자신이 되어 본 적이 없었음에도 누구나 자기 자신이 되려고 애쓴다.
마음 놓고 관찰한 것은 싱클레어가 자신을 무너뜨리고, 새롭게 재건하는 과정이었다. 그것은 날카로운 선으로 이어지는 것이라, 자칫하면 몸이나 정신 어느 부분에 상처를 입힐 수 있는 피의 시간이었다. 그 은밀한 대화가 나에게 지금까지도 멋진 대화를 떠올렸을 때, 유일무이하게 남는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삶에 돌멩이가 던져졌다. 오랫동안 나의 삶을 아우르는 호수에는 물결의 출렁임이 그리 크지 않았다. 아니, 그 파동은 한겨울 추위에 얼어붙은 호수 상태라서, 제 모양을 갖추며 멋대로 모양을 내기 어려웠을 것이다. 나는 나의 내면이 편안한 줄 알았다.
돌멩이가 제대로 던져졌을 때,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다. 사람들과 책을 읽고, 나를 그 세상 속에 꺼냈다. 선택적으로. 호수의 한가운데를 거니는 나의 마음과 정신은 질문과 의문을 품고, 나에 대해, 지금까지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에 대해 치열하게 고민을 더하고 있었다.
멋진 대화로 자기 자신에게 다가간 싱클레어를 마음 놓고 관찰하던 나는, 호수의 걷잡을 수 없는 파동에도 불구하고, 온화한 마음으로 나와의 대화를 나누고 있다. 나는 나 자신이 되려고 애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