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란 게 도대체 무엇일까?

by 복쓰

세상이 모든 것의 기준이라고 여겨왔다. 세상이 내어준 목소리를 따라 말하며 그 목소리에 한치의 오차도 허락하지 않았다. 일절의 두근거림도 없이 세상에서 전달해주는 말하기를 따라 하려고 애썼다. 그렇게 애쓴 시간이 살아온 삶의 전부다. 나의 경우, 세상의 무게를 두 어깨에 짊어지는 아주 빠른 습관을 가지고 있다. 어떻게 하면, 무엇이 나에게 도움이 될까, 책임감의 무게로 줄곧 버겁게 살았다. 그럴 때마다 듣고 따라야 하는 세상의 목소리가 무겁기도 했지만, 사실은 그 내용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오늘따라 책의 인물이 직접적으로 나에게 묻는다. 떠올린 질문이라기보다는 책 속 인물에게 한 수 배우는 격이 되었다. 그 순간 책은 나에게 또다시 세상이 되었다. 이전에 만난 세상은 나에게 산뜻하지 못한 시간을 보태어주었다. 그래서 그 시간은 늘 무거웠다. 이번에는 달랐다. 책 속 질문은 오히려 나에게 책임을 지우기보다는 꺼내놓으라고 요구한다. 가벼워지라고 말한다. 나는 이 질문에 나의 것을 꺼내놓아야 한다.

화살을 쏘아대는 세상의 목소리는 그 모습처럼 한 방향의 전격적인 요구이다. 따르지 않으면? 손해를 보거나 더 크게 다친다. 책을 들여다보며 만난 질문은 '반사 기능'을 지녔다. 질문이 나를 향했지만, 나는 다시 외부로 대답을 보내야 한다. 누가 듣든 크게 관계없다. 다만, 질문의 의미를 면밀히 되새겨 나의 생각을 꺼내놓아야 한다.


세상이란 게 도대체 무엇일까?


세상이란, 내가 마주한 장면을 나의 언어로 꺼내놓으며 점차 넓혀 가는 나의 시간과 공간이다.

그 시간과 공간 속에서 살고 있는 나는 행복한 세상을 누리고 있다.

책은 그렇게 나에게 묻기도 하고, 가벼워지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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