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늘 한 점 없는 눈부신 웃음은 언제 나오는가?

by 복쓰

냉수와 온수 사이에 있는 정수 버튼을 눌렀다. 적당함을 좋아하는 나는 하루 두 잔 이상 마시는 커피도 미지근한 상태를 선택한다. 뜨거운 것과 차가운 것, 자칫 예고 없이 들이켰을 때 놀라기도 했다. 갑작스러움은 불편하다. 아침마다 나는 정수를 마신다.


초인종 소리와 함께 엄마가 오셨다. 일찍 나서는 딸의 출근을 돕고, 손자 손녀들의 등교를 위해 나의 엄마는 매일 오신다. 정수를 마시고, 그리 놀랍지도 않은 그날 아침, 아이와 할머니인 엄마의 키에 시선이 간다. 키가 똑같다.


"엄마, 키재기 사진 찍어보자."


아이와 엄마를 불러 세워, 등을 맞대고 찍는 키재기 사진을 요청했다. 엄마는 거절의 손사래를 쳤다. 아이는 자신의 키를 자랑하고 싶은 듯, 할머니를 졸라 결국 키재기 사진을 찍었다.


출근 30분 운전하는 동안, 서늘함이 가슴에 내려앉았다. 이른 아침, 갑작스럽게 왜 사진을 찍고 싶었을까? 다시 사진을 들여다보니, 우리 엄마는 그늘 한 점 없는 눈부신 웃음을 옆얼굴로 보여주었다.


'엄마, 엄마가 자꾸 작아지네. 엄마 삶의 시간이 얼마나 될까? 엄마가 없는 아침에 나는 이 사진을 보면서 엄마를 떠올리고 싶어.'


행복한 엄마를 사진 속에 간직하고 싶었던 것이다. 때로는 적당함이 아니라, 예고 없는 일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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