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진실된 말이 있나요?

자기 앞의 생

by 복쓰

72쪽

"그곳은 내가 무서울 때 숨는 곳이야."

"뭐가 무서운데요?"

"무서워하는 데에 꼭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니란다."

나는 그 말을 결코 잊은 적이 없다. 왜냐하면 내가 지금까지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진실된 말이기 때문이다.


나의 질문과 대답

지금까지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진실된 말이 있나요?


그때 내 기분은 나조차도 알 길이 없었다. 전화 통화가 이어진 것이 30분째인데, 이제 와서 내가 괴롭다고 마음을 드러내기도 어려웠다. 착한 사람으로 인정받으려고 무작정 듣고만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일방적으로 자신의 말만 30분째 밀어내듯 하는 방식의 전화 통화는 내 속에 무언가를 솟아오르게 한 것만은 분명했다. 그래서 전화를 끊고 나서 더 화가 났다. 일방적인 방식의 전화 통화는 전화기를 내려놓아도 해결되지 않는 것이었다. 적어도 가만히 듣고만 있었던 나에게 말이다. 내 안에 일어난 회오리 같은 심정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그럴 때 순간적으로 멍한 상태가 되기고 했다. 멍한 상태가 깨어나고 나면, 나를 향한 비난이 다시 역습했다. 왜 아무 말도 못 하고, 뜨거운 열기를 한쪽 귀로 온전히 전달받기만 했냐고.


"어떤 말이든 그에 따른 의도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들어본 말 중에 가장 진실된 말이었다. 사실 가장 흔하게 공기 속에 존재했던 말이 어느새 그날 나의 경험이 되어 진짜 배움이 된 것이다. 말의 껍질보다는 그 말속에 담긴 상대방의 의도를 떠올린다면, 서로 간의 대화가 유효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굉장히 서툴고, 날카로운 말이 전해질 수도 있지만, 그 안에 담긴 의도를 차분히 추론해보면 막상 나에게 솟구친 그 기분의 출처와 해결법 또한 내가 찾을 수 있게 된다.


귀를 얼얼하게 달구었던 30분 동안 통화로 전해진 말의 의도는 "OO이가 걱정되고, 잘 되기를 바랍니다."였다. 그 의도를 잘 전달하기 위해 각자의 연습이 필요하긴 했다.


가장 진실된 말은 공기처럼 내 공간 곳곳에 존재하고 있을 것이다. 그 말을 발견하고, 보다 상세하게 발견할 나의 노력이 요구된다. 나의 평안과 행복을 위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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