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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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실에 앉아서 무언가를 기다리는 것이 좋았다. 진료실 문이 열리고 하얀 가운을 입은 카츠 선생님이 나와서 내 머리를 쓰다듬어주면 기분이 좋아졌다. 의학은 이런 때 소용 있는 것이다.
나의 질문과 대답
나에게 소용 있었던 것은?
아이가 매일 우리 교실 문 앞을 지나갑니다.
그 아이는 올해 우리 반은 아니에요.
하지만 문 앞에서 저를 그렇게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러면 다른 아이들이, "선생님, ㅇㅇ이 왔어요."라고 알려줍니다.
네, 그렇게 oo 이는 집으로 지나가는 길에 인사를 하려고 멈추는 거예요.
작년에 맡았던 아이였는데, 혹시 지나가다 선생님 보면, 인사하고 갈래?라고 했던 말이 매일의 약속이 된 것이에요. 그러면 저는 그 아이에게, "오늘 하루는 어땠어?"라고 물어요. 때로는 머리를 쓰다듬어주기도 하고, 어깨를 토닥토닥해주기도 합니다.
집으로 향하는 그 아이의 발걸음을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보며, 오늘 하루가 편안하게 마무리되었구나를 생각했지요. 학교라는 공간을 아이가 따뜻하게 느끼길 바라는 마음이거든요.
아이들의 발걸음을 지켜보는 것은 굉장히 소용 있는 일입니다.
일 년 동안 꼬박 해나갈 정도로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