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 앞의 생
161쪽
나는 콜레라에 대해 잘은 몰라도 롤라 아줌마의 말처럼 그렇게 구역질 나는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는다. 그건 그저 병일뿐이고 병에는 책임이 없으니까. 나는 때로 콜레라를 변호하고 싶었다. 적어도 콜레라가 그렇게 무서운 병이 된 것은 콜레라의 잘못이 아니기 때문이다. 콜레라가 되겠다고 결심해서 콜레라가 된 것도 아니고 어쩌다 보니 콜레라가 된 것이니까.
나의 질문과 대답
내가 변호하고 싶은 것이 있나요?
긍정에 대해 자세히는 몰라도 무조건 괜찮을 거야라고 말하는 것처럼 그렇게 희망만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게 되었다. 긍정의 진짜 뜻에 대해 알게 되었으니까. 긍정은 있는 일에 대한 자신의 생각이다. 나는 긍정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고, 변호하고 싶다. 적어도 긍정이 그렇게 무조건 웃을 수 있는 일만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부정적으로 느껴지는 일에 대해서 까지도 양쪽 눈을 찔끔 감고 무조건 좋은 방향으로 말과 행동을 하는 것이 긍정의 진짜 모습이 아니다.
[네이버 국어사전: 긍정]
1 그러하다고 생각하여 옳다고 인정함.
2 일정한 판단에서 문제로 되어 있는 주어와 술어와의 관계를 그대로 인정하는 일.
1, 2번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인정"이다. 있는 그대로의 일에 대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과정이 긍정인 것이다. 때로는 불편한 상황을 마주해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부정의 상황을 긍정으로 재빨리 전환시키는 것이 아니라, 천천히 살펴보고, 책임 있는 판단을 내세워야 한다. 많이 아플 수도 있겠다. 모른척하고 싶고, 도망치고 싶을 수도 있겠다. 지금까지 가졌던 것보다 더 큰 용기와 신뢰가 필요하다. 나 자신을 믿고, 그 상황을 직면해야 하고, 넘어지는 것이 아닌 앞으로 헤쳐나갈 수 있을 거라는 신뢰가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나는 긍정을 변호하고 싶다. 있는 일에 대해 충분히 검토하고, 직면하려고 한다. 앞으로 나아가기 위한 과정이다. 어쩌면 한 세계를 깨뜨리는 일일지도 모르겠다. 소설 데미안에서 주인공 싱클레어가 했던 것처럼 말이다. 신중한 연습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