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꽂꽂한 편인가요? 굽어드는 편인가요?

폭풍의 언덕

by 복쓰

151쪽

그러니까 가시나무가 인동덩굴 쪽으로 휘어진 것이 아니라 인동덩굴이 가시나무를 감은 격이었지요. 서로 양보하는 것이 아니라 한쪽이 꽃꽂이 서 있으면 다른 쪽 사람들이 굽어 드는 것이었어요.


나의 질문과 대답

나는 꽂꽂한 편인가요? 굽어드는 편인가요?


차분한 목소리로 이야기 나누는 것을 좋아합니다. 함께 하는 자리에서 이야기를 꺼내다가, 여러 번 화제를 바꾸어가면서도 이어지는 대화를 눈여겨봅니다. 대화를 매끄럽게 이끄는 질문, 얼굴 표정, 목소리의 크기나 스타일 등을 염두에 둡니다. 하지만 그렇게 만들어가는 대화가 왜 중요한지, 대화에서 내가 나누고 싶은 마음이 무엇인지 살펴보는 것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제대로 살펴보지 못했습니다.


그토록 차분한 대화를 원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차가운 목소리로 전해오는 평가와 판단의 대화에서 이제는 벗어나고 싶었습니다. 이제는 가시 같은 말에 상처받는 시간을 기다리지 않으려 합니다.


따뜻하고 울림 있는 말이 나에게 전해질 때, 나는 비로소 깊은숨을 들이쉬고 내뱉을 수 있었습니다. 따뜻함이 베인 말이 귓가를 타고 마음으로 제대로 스며들면, 그 대화는 나에게 특별한 힘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눈빛은 인자해지고, 고개의 끄덕임은 셀 수 없이 이루어졌으니까요.


좋은 대화는 서로를 존재하는 사람으로 끌어들입니다. 존재한다는 것은 차가운 시선과 날카로운 조언에도 묵묵히 견딜 수 있음을 뜻합니다.

우리는 충분히 존재해야 했습니다. 따뜻한 대화를 나누면서 말이죠.

내가 나를 따뜻한 대화의 공간으로 밀어 넣습니다.


일상은 스치듯 지나가지만, 따뜻함과 울림을 가진 나의 목소리는 꽂꽂한 편도, 굽어드는 편도 아니면서 사람들 곁을 지킵니다.


나의 목소리는 나의 자리를 찾아 나섭니다.

주인의 목소리를 가진 나는 누군가를 정성으로 돌볼 줄도 알게 됩니다.

따뜻한 목소리가 오고 가는 자리에 한참 동안 머무는 나를 발견합니다.

나는 나를 눈여겨보며, 나의 목소리에 관심을 둡니다.


꽂꽂한 편도 아니고, 굽어드는 편도 아니고, 나는 그저 나로서 존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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