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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복쓰 Nov 30. 2023

"당신의 말이 두렵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나요?

위대한 유산

422쪽

내가 그때 무엇을 두려워했냐고 물었다면 나는 대답하지 못했을 것이다. 왜냐하면 내가 느낀 공포는 전혀 뭐라고 규정할 수 없는 막연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가 큰 공포에 사로 잡힌 것만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나의 질문과 대답

"당신의 말이 두렵습니다."라고 말할 수 있나요?


다짜고짜 소리를 지르는 일을 평범하게 여기는 사람을 보았습니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알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왜 이렇게 다른 사람의 감정을 무심하게 여기는지 궁금했어요.  그 사람은 들끓는 감정을 제대로 설명할 여유를 갖지 못한 채, 주변을 비난하며 큰 소리를 내는데 에너지를 끌어모으는 듯 보였어요.

날카로운 감정을 마주할 자신이 없던 저는, 기다리기보다는 외면하는 선택을 했습니다. 그러다, 질문 하나가 떠올랐어요.

"큰 소리를 지르면 부담스러워요."라고 그 사람에게 말하면, 어떨까?

질문을 품으니 절절했던 마음은 차분하게 바뀌었고, 며칠뒤에는 실제로 그 사람에게 질문을 던지는 상황에 마주하게 되었다.


"저는 어떤 상황에서든 큰 소리를 지르며, 상대방에게 위협이 되는 표현을 쓰는 부분이 두렵게 느껴집니다. 다시 보는 일이 불편합니다."


나는 나의 감정을 제대로 설명할 여유를 지닌 채, 분명한 태도로 말했습니다. 눈앞에 흐렸던 감정은 오히려 선명한 나의 목소리로 태어났습니다. 상대방에게 무례함을 주었던 그 사람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바라볼 것을 요청했습니다. 미처 몰랐다고, 그때는 자신이 감정에 못 이겨 아무 생각도 없었다고도 했습니다.


두려움을 나의 두 눈으로 바라보고, 내 감정이 잔잔하게 가라앉히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 과정으로 저는 단호함이 분명한 힘을 발휘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두려움 자체보다는 두려움으로 인해 웅크려드는 자신을 정면으로 바라보는 일이 불편했음을 알아차렸습니다. 

호수처럼 잔잔한 내 마음을 바라보며, 편안한 방향으로 방법을 찾아 나서는 나의 사유를 지켜봅니다.

가지런한 상태로 놓인 지금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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