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수업의 출발점

그림책과 생각 대화 3

by 복쓰

수업을 처음 배울 때 경험이 수업이 어떠해야 하는지, 스스로 기준으로 자리 잡게 하는데 영향을 끼친다. 수업을 시작하면서, 동기유발로 전 시간에 배운 내용을 떠올리고, 학습 동기를 만들어 내도록 한다. 이 과정이 자연스럽게 아이들이 배움 주제를 탐색하는데, 연결 고리가 될 수 있도록 교사는 적절한 발문을 제시하라고 한다. 그 이후의 과정도 정해진 교육모형을 따라 내용 요소를 채우며 진행된다. 교사가 배움 주제와 핵심 요소를 보면서, 자신의 마음속에서 떠오르는 감정, 느낌으로 표현하고 나누는 방법으로 진행하지 않았다. 교육학에 제시되어 있는 교육모형, 혹은 이 주제로 수업을 먼저 진행한 교사의 지도안을 참고하며 수업을 설계하였다.


이렇게 진행된 수업에 대해 평가는 부담감과 두려움을 안겨주었다. 수업은 그 교실 속 교사가 진행하는 것인데, 그동안의 수업은 우리에게 잘하는 수업, 요소를 잘 갖춘 수업으로 정해져 있는 기준에 따라 권위가 있는 누군가로부터 평가를 받았다. 언제나 좋은 수업만 해야 한다고, 수업 평가는 두려움과 함께 변하지 않는 기준을 제공한다. 평가를 받는 과정에서 최초 경험은 수업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라, 우수한 누군가 우수한 방법으로 하는 것임을 알려주었다.


동기 유발에서 잘 못 되었고, 배움 활동 1과 2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했다는 등의 여러 가지 지적으로 공개되는 수업에 좋은 기억을 가진 교사는 많지 않다. 수업은 잘했나, 못했나의 잣대로 나누기 어렵다. 우리가 마주하는 현실조차도 이중법적 잣대로 분류하기 어렵다. 여러 가지 상황이 매 순간마다 벌어지고, 학교에서 가르치는 내용도 시시때때로 변하고 있다. 교육방법이 수직적일 수 없다. 무조건 이래야, 그러니 앞서 정한 방법을 따르라는 수직적 안내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아이들과 교실 상황에 따라 수업은 여러 가지 방법으로 연구되어야 한다. 평가 기준을 가지고, 그 기준에 따른 정답이 있는 수업이 없는 것은 당연하다.


배움 주제에 따라 떠오르는 감정과 느낌을 포착해 교사는 수업 재구성의 요소로 만든다. 교사 자신의 생각 체계 안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해석을 하는 것은 교사 교육과정의 기본 과정이다.


삶의 다양한 모습을 마주하고 있는 교사와 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배움 주제에 정해진 답처럼 이미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아이들에게 배움 동기를 주기보다는 배우기를 포기하는 순간을 목격하게 만든다. 방대한 양을 달달 외우고, 이것만 알고 있으면 된다는 식의 답답한 숙제를 우리는 얼마나 자주 목격했는가?


스스로 수업을 못한다고, 수업에 자신 없어하는 상황을 틀렸다고 보기 어렵다. 두려움과 압박감이 떠오르는 수업이 아니라, 수업을 바라보는 출발점을 다시 들여다본다. 수업은 그 장면에 머무는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그 공간에서 벌어지는 일은 맞다 틀리다는 판단을 내려두어야 한다. 그러면 수업을 만들어 나갈 때, 어디에서부터 출발해야 할까?


수업 출발점에서 울림이 있는 그림책을 꺼내 들어 배움 주제와 관련하여 아이들에게 감정과 느낌을 묻는 것으로 시작을 알린다. 교사 나름의 교육과정은 그렇게 시작된다. 선택과 포착의 수업 방법은 그림책 장면과 아이들을 서서히 연결되도록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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