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살아갈만한 이유 만들기
사실 이 글은 우울한 날엔 꽃을 사요 라는 제목이었다.
하지만 이내 나는 소금빵을 사요 라고 수정할 수 밖에 없었다. 가끔은 아주 가끔은 꽃을 산다. 꽃은 아름답지만 아름다운 값을 한다. 우리동네에서 집 앞 꽃가게에서는 두 세송이에 싸면 5,000원 정도이다. 집 근처에 꽃 시장이 있다면 조금 덜 간헐적으로 꽃을 들일 수 있겠지만, 그 돈으로 나는 집 근처에서 소금빵을 두개를 사기로 한다.
아침 일찍 혁이씨의 밥을 차려주고, 나의 업무 시작 전 잠시 여유가 있을 때 들른 집 근처 빵집에 들른다.
아직 소금빵이 남아있다. 오늘은 럭키한 날이다.
방금 나온 뜨끈한 소금빵은 버터를 가득 머금고 있다.
소금빵안에는 소금빵 매니아들은 알 수 있는 버터굴?이 존재하는데, 그 굴이 얼마나 매끈하고 버터향이 눅진하게 나느냐에 따라서 소금빵의 풍미가 살아난다.
나는 겉은 빠삭하고 속은 촉촉한 소금빵을 좋아한다.
따뜻해서 곧 터져버릴 것 같은 소금빵을 비닐에 포장하며 점원은 말한다. ‘이게 나온지 얼마 안되서 뜨거워서 묶지 않고 풀어서 드릴게요.’
‘오히려 좋아’를 속으로 외친 채, 빵집을 나와 총총 걸으면 어느 덧 차가워진 아침 공기에 소금빵을 싼 비닐에 뽀얀 김이 서린다.
집에 가기까지 참을 수 없는 내 품의 따뜻한 소금빵을 한입 가득 파삭 하고 베어물면, 어느새 오늘 하루도 잘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왔어 혁이씨 ! 오늘 추워~, 이따가 요양사 선생님 오면 따뜻하게 하고 나가야겠다!’
금새 돌아와서 나는 또 일을 하고, 혁이씨가 씻고 나오면 몸을 마른 수건으로 몸을 툭툭 씻겨주고, 속옷과 바지를 입힌다.
다시 일을 하고, 점심을 차리고, 요양보호사 선생님을 맞이하고 내 할 일들을 한다. 익숙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날들의 연속이다.
아침에 먹은 소금빵 하나로는 왠지 부족한 기운이다.
남은 오후를 다시 한번 잘 살아내고픈 마음으로 식은 소금빵 하나를 베어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