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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는 선택, 리더십은 필수

천 자의 생각 18

by 최형주

리더가 꼭 되어야 할까?


최근 주목받는 트렌드 중 언보싱Unbossing이라는 사회현상이 있다. 리더나 관리자, 혹은 임원로 승진하기를 거부하고 그대로 팀원으로 남아있는 것을 선택하는 현상이다. 업무와 책임만 많아지고 보상은 그대로인 승진을 하기를 거부하고, 자기 계발을 한다거나 직무 전문성을 높이는 실무를 맡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요즘 직장인들의 심리가 반영된 현상이라 할 수 있다.


나는 이제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6년 차에 접어들었고, 자연스레 리더에 대해서 고민해보아야 할 시기라고 할 수 있다. 언보싱으로 드러난 직장인의 심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관리자가 필요한 회사의 입장 둘 다 이해가 된다. 그렇다면 나는 리더라는 자리를 어떻게 바라보고 직장 생활을 해야 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리더는 선택이지만 리더십은 필수다.


먼저, 리더란 직원들을 통솔해 공동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도록 하는 사람이다. 관리자는? 관리하는 능력은 리더와 동떨어진 것이 아니라 리더십 중 한 가지다. 즉 관리자는 관리자형 리더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리더십에는 무엇이 있을까? 심리학자이자 경영 사상가인 대니얼 골맨은 리더십을 다음과 같이 6개로 제시한다. 비전형(큰 그림을 제시), 코칭형(개인의 성장과 개발을 이끌어냄), 관계형(감정적 유대와 신뢰감), 참여형(의견을 모아 의사결정), 선도형(본보기를 보임), 지시형(명확한 지시와 통제). 모든 리더는 이 리더십들을 일정 비율로 가지고 있다. 그중 선도형/지시형이 돋보인다면 관리자형 리더로 볼 수 있다. 각자의 특성에 따라 다른 성격의 리더가 된다.


모든 회사원을 팀원-팀장-임원-대표라는 4가지 직급으로 간단하게 나눌 수 있다. 이 직급들 중 리더는 누구일까? 즉 리더십이 필요한 곳은 어디일까? 산업화시대에는 팀원에게는 리더십이 필요 없었으며, 팀장 수준에도 선도형 혹은 지시형 리더십 말고는 크게 필요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만 시대가 빠르게 바뀌고 있고, AI를 비롯한 기술은 그 변화를 가속화한다. 그 변화 중 하나는 조직이 평평 flat해지는 것이다. 이제는 팀원에게도 리더십이 요구된다. 자기 자신을 코칭하고, 주변 팀원에게 본보기를 보이고, 더 낮은 연차 - 경우에 따라서는 더 높은 연차의 - 팀원에게 지시도 해야 한다. 팀장 레벨에서도 어느 방향으로 나아갈지 큰 그림을 제시(비전형) 해야 한다. 모두가 각자의 위치에서 각자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시기다.


나는 이제 팀원에서 팀장이 되기를 기대하는 연차다. 리더가 될 수 있을지 아닐지는 모르고, 그게 나에게 긍정적인 방향일지는 잘 모르겠다. 그렇지만, 리더십은 필수다. 팀장이 된다고 해서 갑작스레 리더십이 필요해지는 것도 아니고, 팀원으로 남아있는다고 해서 리더십이 필요 없는 것이 아니다. 돈을 받으며 회사를 다니는 프로의 입장에서 항상 리더십을 가지고 일에 임해야 한다. 회사의 상황과 동료에 따라, 나의 역량과 원하는 바에 따라 어떤 리더십이 요구되는 지를 파악하고 최선을 다 하면 된다. 리더는 선택이지만, 리더십은 필수다.


사진: Unspalsh의 Jesse Bows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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