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싸이코패스지만 괜찮아 <죽여 마땅한 사람들>

책, 피터 스완슨

by 너무강력해

난 한 미국 남자와 사랑에 빠졌다. 이름은 피터 스완슨. 직업은 작가. 물론 상대방은 모르는 나만의 짝사랑이다. 천재는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아니지만 세상을 얼마나 이롭게 하는가. 신이 내려 준 재능을 세상을 위해 쓰는 재능러들에게 감사하다.


난 한 미국 여자와 사랑에 빠졌다. 이름은 릴리 킨트너. 생계형 직업은 문서 보관 담당자이고 숨은 직업은 킬러. 죽여 마땅한 사람들 이란 소설의 주인공이자 세상에 없는 인물이다. 그런데도 난 그녀와 사랑에 빠졌다. 내가 이상한가. 한번 읽어보시라. 당신들도 별 수 없으리.


죽여 마땅한 사람들. 무척 재밌다. 너무 재밌다. 푹 빠져들었다. 시간이 언제 이렇게. 더 좋은 표현을 찾지 못하는 게 한이 될 정도로 좋은 작품이다. 다음 생애 작가로 태어난다면 이런 작품을 써보고 싶다. 죽여가 내 작품이라니 상상만으로 행복해진다.


마땅히 죽어야 보다 마땅히 죽여야는 더욱 주관적인 표현이다. 주인공 릴리의 주관이다. 한마디로 릴리 마음대로다. 예비 아동 성범죄자 쳇, 양다리 걸친 남자친구 에릭, 불륜녀 미란다, 미란다의 불륜남 브레드, 스토킹범 캠블이 그렇다. 릴리에게는 죽여 마땅한 자들이다. 그렇다. 릴리는 싸이코패스다. 하지만 괜찮다. 미워할 수 없다. 공공 제재가 불가능한 사람들에게 사적 제재가 내려지기 때문이다. 릴리를 통해. 밀양사건과 궤를 같이한다고 볼 수 있다. 미흡한 공공 제재로 대중들의 분노가 사적 제재로 이어졌었다. 사적 제재가 옳으냐에 대한 논쟁은 격렬하겠지만 심판은 속이 시원해진다.



릴리


너무강력해


릴리가 좋더라고

매혹적이거든


씩씩하게 걷는 릴리

에로틱하지


너무 가까이하진 마

널 죽일 거야


상관없어

난 이미 치명상을 입었어

그녀의 가시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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