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나라 유흥가는 정말이지 다 똑같아

by 구구

이 나라 유흥가는 정말이지 다 똑같아.


너네 동네에 있던 특정 프랜차이즈를 보면 항상 네 생각을 한다. 그 말인즉슨 나는 전국 어느 시내를 나가도 네 생각을 하게 된단 말이지. 커피, 빵집, 화장품, 떡볶이, 슈퍼, 생활용품... 온갖 산업에 침투해 있는 너의 잔상들.



근데 고깃집은 예외다? 뻥 뚫린 1층에 자리 잡은 고깃집은 그 어느 곳일지라도 네가 있을 곳 같아. 고추들끼리 앉아 있는 테이블을 보면 다 네 친구들 같고 너 같고 그렇다. 소주가 한 잔 들어가고 한 병 비워지고 아주 다발이 돼 굴러떨어지겠지. 조금은 야만스러워진 눈빛으로 다들 시뻘겋게 달아오르면 ‘야, 오늘은 내가 계산할게’ 하고선 노래방에 가. 쾌쾌한 냄새가 나는 그곳에서 오로지 남자들만을 위한 그런 남자 노래를 주구장창...그렇게나 좋아하는 친구들과 섞여 있는 모습을 한 번도 못 봤지만, 너무 빤해. 너는 정말 뻔하고 뻔한 무리 사회의 남자라서.



네가 죽고 못 사는 집단이 또 하나 있지. 불빛이 흔들리는 고장난 간판을 보면, 그 불안한 깜박임을 보면 네가 들려준 어린 시절을 나 혼자 복기한다. 너무나도 요란한 집안은 너를 가족에 영원히 귀속시켰다. 쉴 틈도 주지 않고 누가 아프고, 사고를 쳐 대는 형제들은 오란다 엿고물 마냥 서로를 하나로 묶어버리고. 가난, 콤보로 딸려오는 잦은 이사... 그 풍파를 겪었으니 세상에 어려운 일이 뭐가 있겠어. 너는 그 누구보다도 단단해. 네가 좋아라 하는 그 집단들 속에 우뚝 솟아오른 거대한 고목같아. 네 신도들이 우러러 볼 만큼 견고한 뚝심이 있지만 그럼 뭐해. 딱딱한 건 부서지기 마련이야. 맞서는 법만 배운 탓에 멈추고 돌아가는 법을 모르잖아. 큰 태풍은 잊을 만 하면 찾아오기 마련이고, 그러면 네 몸은 두동강이 나. 내 불안한 육감이 지금이 그때라고 신호를 준다. 네가 걱정돼.



우리는 뭣 같은 가정사를 서로 공유 할 만큼 깊은 사이라고, 한때는 그렇게 믿었다. 지금은 아니야. 가령, 너는 운전할 때 무슨 생각해? 이런 소소한 일상과 행복을 나누지 못했다. 그 질문에 자문자답을 하자면 나야 뭐, 조수석에 탔던 나를 떠올려. 앞만 보고 달리던 너의 옆모습을 힐끔힐끔 보며 입꼬리가 올라가던 추억을. 너는 지금 어디를 달리고 있니. 네 옆에 다른 여자가 있을 거란 가정보다 더욱 아픈 건 너의 부재. 나만의 난제에 빠져있다. 네온사인 그림자가 서늘하게 스치는 핸들을 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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