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딱지만한, 하지만 소듕한 직장으로 가는 길. 매일매일 희망 없는 인간들로 가득 채워진 대중교통 2콤보를 찍고 없던 허리통증마저 생길 것 같은 사무실 의자에 털썩 앉자. 들숨에 주름을 새기고, 날숨에 스스로를 모독하면 매달 25일에 월급이 나오고 나보다 잘나가는 친구들과의 주말 만남에서 쓸 돈이 생긴다.
원래 공부 잘하면 연애는 좀 못 해야 하는 거 아니니? 학창시절에 공부만 했던 애들은 사실 그때도 할 건 다 했으면서 사회에 나와서는 더 미친 듯이 연애 시장에서 먹혔다. 내가 설 자리는 없었다. 나처럼 희망없는 것들은 희망을 바랄 수 없는 마켓에 나오지 않았다. 잘나가는 것들은 지들끼리 놀았다. 남자친구를 못 만든 지 무려 3년하고도 3개월 째다.
이 거지같은 사무실의 유일한 복지인 일리커피머신의 스위치를 눌렀다. 무슨 지금 같은 시대에 검은색 결재파일이야... 이놈의 갑갑한 사장을 만나러 가기 전에는 에스프레소 한 잔을 좀 때려 줘야 기운이 난다.
“결재 받으러 왔습니다.”
사장실 문을 두드리고 들어갔다.
“어어, 고대리 이리 와서 인사드려. 여기는 이대섭 대표라고 나랑 같은 과 동기야.”
처음 보는 방문객이다. 얼굴은 평범하지만 예쁘게 자른 머리, 잘 빠진 핏을 보니 잘 관리한 남자. 그 어렵다는 스트라이프 무늬 수트가 잘 어울린다. 확실히 디자인 회사 수장은 수장이다. 감각이 있다. 눈가를 찌그려 주긴 했지만 진짜 웃지 않는 미소, 눈가의 옅은 잔주름이 깊게 패일려다가 중간에 멈춘 채로 나를 맞는다.
“안녕하세요, 고리아 대리입니다.”
“반가워요, 고리아 대리. 이대섭입니다. 정 사장, 아까 말했던, 작년에 담당자였다던 사람이 고 대리 맞지?”
“어, 고 대리가 A사 스타일 꿰고 있지. 거기랑은 고 대리가 고정으로 2년이나 진행했거든. 명함 챙겨와요.”
“우리 직원이 그러는데 우리가 디자인해서 주면 이미연 과장이 맨날 퇴짜 먹인다고 하던데? 고 대리님은 어떻게 2년이나 일을 했어요?”
“아직도 그 분이 담당이시네요. 사실 그분은 디자인이 아니라 다른 걸 원해서요.”
“아, 영업 노하우가 있구만.”
이대표가 그제서야 눈이 반달로 된 채 말했다.
“저는 그냥 일개 디자이너일 뿐입니다.”
“우리 영업하는 애들보다 고 대리가 더 나아요. 고객 물어다 주면 놓치지를 않아. 이번에 너네로 넘어간 것도 고 대리가 코로나 격리에다가 후유증으로 아파서 한 달을 쉬어버리니까 다른 애랑 못 해먹겠다고 날아간 거잖아. 근데 참 이 바닥이 좁긴 좁아. 어떻게 너가 그걸 딱 맞냐, 하하하”
“죄송합니다.”
“아니야, 우리 사무실에 코로나 안 걸린 사람이 하나도 없잖아. 여튼 모르는 거 있음 고 대리한테 다 물어봐. 사무실도 우리 회사 건너편으로 이사한대. 내 친구니까 우리 대리님은 시간 좀 내 주고.”
일주일 후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왔다. 이대섭 사장이었다. 점심 시간이지 않냐고, 회사에 자기 만난단 얘기는 말고 밥이나 먹으러 나오라 했다. A사 얘기를 통 안 하길래 먼저 나서서 나만의 대응법을 알려줬다. ‘요즘 힘들어요’하고 감정 쓰레기 던지는 모드가 나오면 그걸 놓치지 말고 다 받아주라고. 1시간 동안 전화기 켜놓고 다른 일 하면서 ‘네, 네, 너무 힘드시죠?‘ 10분에 한 번씩만 말하라고. 나의 간결한 핵심 전달이 너무 고마웠나? 처음에 만난 곳은 그냥 회사 근처 식당이었는데 두 번째 점심 식사는 코스요리를 먹였다.
“고 대리, 우리 이제 친한데 이름 불러도 되나? 고리아, 이름도 좋네.”
“저희 이제 두 번 봤는데요.”
“내가 처음에 왜 불렀는데?”
“영업 비밀 캐내려고요.”
“아아...그거? 진짜 고마워. 캐낼 만 했어. 먹히더라. 근데 사실 그건 아니었지.”
“그럼요?”
“아니 사무실에서 처음 봤을 때 그냥 눈이 계속 가더라고. 그래서 부른 거지 사실.”
전혀 몰랐네... 무심해 보이더만. 이렇게 눈치가 없어서 내가 계속 혼자였나보다. 마음으로 히죽히죽 웃었다.
“아..네...”
“우리 이제 업무관계 배제하고 보는 건 어때?”
“일단 말이야. 반말 좋아하네? 나보다 고작 네 살 많더라? 나도 말 놓는다.”
“어 그래...”
잠깐 흠칫하더니 말을 이었다.
“내가 일만 해서 여자를 잘 몰라.”
그가 수줍게 웃으며 말했다.
“잘 모르긴... 그렇게 잘 꾸미고 다니는데 모르긴 몰라도 여자 만나려면 만날 수는 있을 텐데?”
“아. 그거야 뭐...”
“왜 그건 너의 영업비밀이야?”
“비밀이랄 게 있나 뭐. 남자들 다 가는 그런 데 가는 거지 뭐.”
이 새끼 진짜 여자 잘 모르네... 하아.. 일단 튀자.
“어 그래, 야 오빠야. 동생 간다. 잘 먹었어.”
주말이다. 사진 찍으면 그렇게 사진빨이 잘 받는다고 명물이 된 어느 프렌치 레스토랑. 나의 중학교 친구 둘과 저녁을 먹었다. 신애는 20대 중반의 이른 나이에 변호사와 결혼을 했고 아름이와 나는 아직도 남자를 찾아 헤매는 중.
“A사가 뭐냐... 적어도 B사는 되야지...아 다 좋은데 뭔가 그게 걸려. 나보다 못한 데여서 그런가 괜히 자신감도 없어보여.”
내 친구 중 최고 브레인인 아름이의 입에서 나온 한탄이다.
“소개한 니 친구가 A사니까 A사 남자를 소개해준 거지.”
신애가 말했다.
얘들아. 나는 그 못한 A사를 갑으로 모셨던 가족같은 회사에 다니는데... 나랑 썸남인 남자도 A사를 모시고 계셔.. 못난 내 사랑 이야기 좀 들어볼래? 아 근데 썸남 맞냐?
“얘들아. 나 궁금한 게 있어.”
내가 물었다.
“업무상 알게 된 사람인데... 나한테 점심을 두 번이나 사줬어. 그럼 이거 썸이냐?”
의견이 반반이다. 그냥 알아두고 일할 때 써먹으려고 하는 여우인 거다. 아니다. 코스는 선을 넘었다는 이야기.
‘이번주 토요일 6시에 시간 돼?’
세 번째 만남이자 첫 저녁식사다. 이거는 정말 사적인 만남인지라 내가 가고 싶던 집에서 먹자고 했다. 음식이 늦어진다. 여기 왜 이러지... 그런데 단무지를 집으려던 젓가락을 든 내 손을 그가 덥썩 잡았다.
“매끄러워.”
우리는 역시 여자와 남자... 이 아무것도 아닌 접촉에 그가 원하는 게 전달된다. 나 역시 그걸 바래.
“여자 손이 부드럽지 그럼 거칠겠어?”
“난 이렇게 깍지 끼면 흥분되더라.”
내 손에 깍지까지 끼며 말했다.
“별걸로... 그래, 아예 안 되는 것보단 낫지 뭐.”
“응.”
그가 소바를 반이나 남겼다.
“아 나는 하기 전에 많이 먹으면 싫더라.”
“뭘 하기 전에?”
뜬금없는 말에 내가 그를 빤히 쳐다보며 물었다.
“이제 쉬러 갈래?”
그가 내 어깨를 쓸며 말했다.
“뭐? 컥 흐웩,”
상콤한 레몬소스가 가득 묻은 샐러드가 목에 들러붙었다. 때마침 물도 없어 물병을 들고 와서 자리에서 컵에 물 한 잔을 채우고 벌컥벌컥 마셨다.
“아까 뭐라 했냐?”
“자자고.”
내가 옷 잘 입는 남자를 좀 좋아한다. 내 친구들은 잘 생긴 남자, 머리 좋은 남자 뭐 이런 거 좋아하던데 나는 어릴 때부터 그렇게 패션피플들을 좋아했다. 나도 처음 본 그 순간부터 대섭이가 좋았다. 이름 빼고 비춰지는 모든 것이 다 패션 물 좀 먹은 듯한 이 남자가. 심지어 오늘은 빈티지룩이다. 뭔 놈의 청바지 스크래치가 왜 이렇게 이쁘냐.. 아까 만나자마자 물어봤더니 일본 놀러 갔을 때 어렵게 산 레어템이란다. 돈 벌면 옷 사는 거에 다 쓴다고 했다. 일제 청바지에 꼴린 거니 나?...
3년 3개월 끝에 돌아온 레어템... 놓칠 수 없어...
“어디 가려고?”
“여기 오는 길에 보니까 텔 몇 개 있던데?”
“제발 옷 입는 것처럼, 일 하는 것처럼 다른 것도 신경 좀 써줄래? 겉만 멀쩡하고 내부는 이상한 곳이 얼마나 많은데! 니가 더 잘 알잖아.”
“나야 잘 모르지. 나는 거기보다는...”
내가 말을 뚝 잘랐다.
“아아아! 그 얘기 또 꺼내지마. 듣기도 싫어.”
어플을 열어서 평점이 제일 높은 곳으로 찾아 들어갔다. 팬티도 청바지랑 깔맞춤, 아 이 인간은 팬티까지도 이뻤다. 이미 옷을 다 벗기도 전에 완성된 전희였다. 결과? 패션만큼은 아니지만 이만하면 그래도 다 좋았다. 합격.
확실히 100%는 아니더라도 확률상 자고 나면 더 좋아진다. 대섭이도 역시 그전보다 훠얼씬 좋다. 격주 토요일 6시. 그가 톡으로 날짜를 보내면 내가 식당을 고른다. 그리고 근처 멀쩡한 텔로 데려간다. 이런게 데이트냐고? 두 번째로 잤던 날에도 밥을 먹다 말고 대놓고 흥분된다는 식으로 말을 하는데 뭐 다른 걸 제안할 수가 없었다. 2회차만에 고착화된 만남의 패턴이 생겨버렸다.
“너는 퇴근하고 뭐해?”
그가 물었다.
“나는 뭐 드라마나 예능 보고 그러지 뭐.”
“그런거 볼 시간도 있구나.”
“너는 안 봐?”
“나는 월화수목금토일 일과가 5분 단위로 다 정해져 있어. 너 만나는 시간도 리프레쉬 시간으로 정해 놓은 시간에 보는 거고.”
“뭐가 그렇게 바쁘다고?”
“내가 지금 사무실 일에다가 구상해 놓은 사업이 좀 많아서. 나도 디자이너 출신이잖아. 디자인 상품 만들게 얼마나 차고 넘치는데.”
“네, 사업가님.”
“너는 계속 걔 밑에서 일할 거야?”
어라...자존심 상하는데...
“나도 너처럼 나중에 하나 차리지 뭐.”
“안 그럴 것 같은데?”
“아 뭐래?”
“시간 됐다. 나가자. 오늘 거울도 설치해야 하고 시간이 부족하네.”
시시콜콜 하는 이야기, 섹스, 나는 얘가 그냥 죄다 좋은데... 몇 달 째 내가 생전 처음 겪어본, 뭐가 뭔지 모를 사이가 지속됐다. 내가 원할 때는 부를 수 없는 사이, 칼같이 자르는 시간... 힘들어. 안 마시던 술까지 마시게 됐다. 이제 바꿔야 해. 때려치던가. 전화를 걸어야겠다.
“야, 이번 주는 일욜에 영화 볼래?”
“어? 갑자기? 나 조용한 데 좋아하는 거 알잖아. 나는 영화도 사람 없는 영화관 가서 조용히 보는 거 좋아해.”
“아니.. 그래도.”
아니 이 말까지 하면 너무 불쌍하잖아.
“아 근데 원래 내가 영화 보면서 아이디어 구상하고 그랬거든? 너 만나고 나서부터 영화관 갈 필요가 없어요. 너 보고 있으면 확실히 뭐 잘 안 풀리던 일에도 영감이 팍팍 생겨. 심지어 마주 앉아서 뭐 먹으면 음식도 더 맛있더라. 야, 무슨 영화야 영화는. 너 먹자는 거 사주잖아. 그 다음에도 내가 내고. 그럼 된 거 아냐?”
내가 원했던 정 떨어지는 결과인데, 논리가 참으로 놀랍다. 놓고 싶지 않았던 희망의 끈을 싹둑 자르는 가위같은 대답.
“아 근데 말이야. 내가 이거 이 셔츠 사려고 하거든? 근데 499불이야. 가격 때문에 좀 고민되네. 내가 링크 보내줄게. 이거 니 생각엔 어떤지 좀 볼래?”
갑자기 격양된 목소리로 말을 한다. 씨밤바. 살 거면서 왜 물어. 니한텐 옷이 최고지 최고야.
“끊어.”
며칠이 지나자 아무렇지 않다는 듯 약속의 토요일 톡이 왔고 나는 처음으로 됐다고 했다. 또 혼자 기대를 할까 봐 그만보자고도 말했다. ‘그래’라고 하고선 더 말이 없다. 어울려. 대쪽같은게 한결 같다. 어쩜 그렇게 그런 쪽으로 한결 같아.
내가 왜 싫을까? 아니, 내가 왜 너에게 그렇게 모자랄까? 너무 하자는 대로 해서? 하아 나 주체적이었는데? 밥도 내가 골랐고 텔도 내가 골랐는데... 나 혼자 개소리를 하네? 아님 우리는 시각적 미에 본능적으로 미친 사람들인데 내가 그쪽보다 옷빨이 많이 떨어져서? 아니 근데 너는 옷 잘 입는 여자 말고 완전 여자같은 여자가 이상형 이랬는데... 답이 없는 일이 직업이라 그런지 답이 없는 고민을 한다. 내가 뭘 했다 해도 난 너한테 그냥 아닌 건데.
내가 개인적으로 본 남자 중에서 제일 옷을 잘 입었어. 네 패션 때문인지 너란 사람 때문인지 헷갈리긴 하지만 난 정말 너를 좋아했어. 네 보라색 팬티랑 양말 세트가 기억이 나. 허구한 날 이거 만든다 저거 만든다 들떠서 떠들던 시간도.
짬만 나면 그를 생각했다. 항상 첫 시작은 우리의 만남에서부터. 헤어지고 한 두 달 쯤 지났을까. 그전엔 기억이 안 나던 우리 사장이 했던 말이 생각났다. "우리 맞은 편에 이사왔어"
맞다. 명함은 잃아버렸지만 회사 이름은 기억이 난다. 어루머시기였는데...이거 이름도 안 정확하니 검색도 안 되고. 손에 쩍 달라붙은 마우스를 내동댕이치고 회사 정문 앞 2차선 횡단보도를 건넜다. 눈앞에 보이는 건물부터 뒤지자. 1층에 입점한 곳 이름이 나와 있을 거 아냐. 너무 한 번에 찾았네? ‘어루쇠’ 여기 5층이었네. 어딨는지 알았음 됐다. 이제 끓는 마음속이 아닌 눈으로 널 바라볼 곳이 생겼다.
내 자리는 아주 오래 전부터 창가 자리였다. 앞에 갑갑하게 건물이나 보여서 내다보지도 않던 옆 창문을 이제서야 바라보기 시작했다. 우리 회사는 4층이지만 층고가 좀 더 높은지 대섭이 사무실과 비슷한 높이에 있다. 너무나도 가까워 빛만 있다면 사무실 사람들이 뭐를 하는지 훤히 보일 곳이지만 그가 있는 건물은 불투명한 유리창이 달려있어 내부가 보이지 않는다.
나도 철두철미한 너 좀 닮아보자. 업무에 집중을 못할까봐 매 정시마다 5분만이라고 스스로와 약속을 정하고 굳건한 그 네모의 창 5개를 바라봤다. 네 창은 무슨 창일지. 저기 우리 사장마냥 네 전용 방이 있기는 할지.
내 마음이야 칙칙하지만 햇살은 좋은 날, 화장실을 다녀오는 길에 무심코 창을 보니 그 시커먼 건물 5층 왼쪽에서 두 번째 창이 열려 있다. 누군가 머그잔을 들고 첫 번째 창쪽으로 사라졌다. 근데 두 번째 창에서 아까 사라진 복장의 사람이 다시 이상하게 보인다. 아, 거울이다. 두 번째 창문으로 보이는 거울이 첫 번째 창문 자리의 길다란 데스크를 비추고 있다. 이대섭이다.
옆 모습으로 보이는 대섭이는 확실히 쥐새끼 한 마리 없는 대로변 풍경이 아니라 수평상으로 위치한 내 자리를 보고 있다. 네 앞의 창이 시커매서 나는 널 볼 수 없다고 생각하는구나. 사무실에서 코 좀 파지 말걸. 옷 좀 챙겨입고 다닐걸. 나를 언제 봤을까. 지금이 몇 시야? 2시 35분.
철두철미남, 역시나였다. 그는 매일 2시 30분부터 창문을 15분 가량 열어놓는 환기타임을 가졌다. 창문을 열고 숨겨진 창 뒤에서 홀짝홀짝 커피를 마시며 나를 힐끗힐끗 봤다. 나도 그래서 그냥 멍 때리는 시간 마냥 창을 내다 보는 척 하며 거울 속 그를 보다가 일을 하다가 그랬다. 마음 같아서야 그 15분을 온전히 쓰고 싶었지만. 걸릴까 봐.
이 나이에도 시력이 1.9다. 먼 곳은 잘 보여서 그런지 가까운 건 잘 안 보인다. 우리의 코끝이 닿고 있을 때도 네 마음을 볼 수가 없었다. 이제 너는 내 시력이 닿는 한계선인 저 건너편에 있지만 나를 향해 고개를 돌릴 때마다 주는 그 확연함이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다.
그는 내가 그랬듯이 날 격주에 한번 씩만 보는 게 아니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너는 최소한 나를 15분씩은 봤구나. 됐다. 어느 방향이건 간에 이 정도의 관심을 가졌다면 슬픈 해바라기라고 자책했던 내 앙금진 마음도 풀어야겠지.
이제 우린 그 어떤 연애의 가치관도 감정도 깃들여지지 않는, 어느 풍경이자 시각화된 상(像)이 됐다. 매일같이 나는 그를 보고, 그는 나를 보고. 우리는 지금이 더 행복한 것 같다. 우리 사이 이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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