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職四] 팀장질 해먹기도 쉽지 않네.

직장인의 사계 - 겨울(늘 선택의 기로에 서는 팀장생활)

by 등대지기

저는 현재 본사에서 팀장직을 3년째 수행 중입니다. 늘 쉽지가 않습니다.

다행히 책 보는 걸 좋아하는 지라 경영 관련 서적도 심심찮게 봐왔고 신문사의 구독 서비스를 통해 리더십 관련 내용도 자주 접해 봤으나, 책과 현실은 정말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팀원 각자의 성향, 팀원 구성에 따른 케미, 팀의 역할과 상황에 따라 너무도 다양한 형태가 있기에 경영학 서적에 나온 사례들과는 달리 늘 맞지 않는 옷처럼 불편하고 어설픈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팀장이 되고 보니 취사선택이 특히나 어렵습니다. 시시각각 팀원들이 가지고 오는, 결정해야 할 것들에 대한 판단의 양이 갑자기 증가합니다.


'나는 이 길을 단 한 번만 지나갈 수 있다.'


그 순간에 최선을 다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내일은 없습니다. 지금 해야 할 일은 지금 해야 하며, 내일은 그 결과에 따라 주어진 새로운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자꾸만 미루고 싶어지는 마음을 다잡고 바로바로 결정하려 애씁니다. 일의 경중과 상관없이 거의 직관적으로 빠른 결정을 내립니다. 제가 할 수 있는 건 가장 올바른 결정을 하는 것이 아니라 빠른 결정을 하는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기에 실천합니다. 바로바로 선택해도 타율이 나름 나쁘지 않습니다. 다소 잘못되더라도 시간은 벌었기에 충분히 만회할 수 있습니다.




제가 이런저런 책을 보며 직장생활에 적용하면 좋겠다고 생각한 부분들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의식의 흐름대로 자유롭게 쓰다 보니 뭔가 항목화 되어 있지는 않습니다. 그래도 이 항목들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보시면 조금은 나아질 것 같습니다.


1. 저성과자를 대하는 자세

- 난해합니다. 사람이 쉽게 바뀌지 않는다는 걸, 떡잎 보면 대충 알 수 있다는 말을 여실히 느끼게 됩니다.

2. 그래도 칭찬이 답이다?

- 그래도 바뀌지 않을 것 같지만 팀 분위기를 위해서 크게 혼내지 않는 것으로 칭찬을 대신해 봅니다.

3. 인연 따라 흘러간다.

- 부처님 말씀대로 위의 그분도, 밑의 그분도 영원히 함께하지 않습니다. 편하게 대하세요.

4. 그래도 사람이다.

- 나중에 다시 일하고 싶은 친구는 만드세요. 그러려면 본인이 먼저 같이 하고픈 상사가 되셔야겠지요.

5. 개인면담을 통한 조기경보시스템 구축

- 개인면담을 해 보면 소위 각이 나옵니다. 대충 분위기를 알 수 있다는 말이지요. 시간 낭비가 아닙니다.

6. 기대보다는 서로 기대는 자세로

- 기대하면 실망합니다. 다들 서로 맞대고 걸어가는 동행이라 생각하시는 게 속이 편합니다.

7. 화학적 케미를 증가시키는 팀빌딩

- 팀원들끼리 서로 웃고 즐길 수 있는 활동은 늘 옳습니다. 다만 너무 놀기만 잘해도 회사에선....

8. 남녀노소를 뛰어넘어 존중하는 자세

- 저는 팀원들에게 존경을 바라지는 않습니다. 다만 서로 존중하는 맘으로 대했으면 합니다.

9. 내게 주어진 모든 상황은 신이 내린 선물이다.

- 그러니 배우세요. 돈이고 자식이고 인연 따라 다 떠나가지만, 경험하며 배운 것들은 오롯이 내 안에 남아 내 삶을 이끌어 줍니다. 배움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직장풍파에 흔들리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저희 모친이신 이여사님 말씀대로 세상에 날로 먹는 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래도 재미있는 건 제가 어제보다 조금은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입니다. 이렇게 글로 정리하다 보면 늘 맘이 편안해집니다. 날이 덥습니다. 7월을 맞이하는 한 주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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