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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등대지기 10시간전

[職四] 후배의 질문에 답하다.

직장인의 사계 - 봄(상황은 힘들지만 후배의 고민에서 희망을 보다!)

    오늘 사연은 실적이 좋지 않은 팀에 입사한 지 이제 2년 여가 지난 사원 친구의 이야기입니다. 어느 날 저녁 자리를 하다 조심스레 제게 다음과 같은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팀장님! 저희 팀이 회사 손익 악화의 주범이라는 얘기들을 다른 사업부 동기들한테 듣곤 하는데요. 그러다 보니 제가 열심히 노력하는 일들이 아무 의미도 없이, 오히려 회사의 이익을 깎아 먹는, 회사를 좀 먹는 것들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결국 돈을 벌기는커녕 더 많이 까먹는 것 같아서 자괴감마저 듭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힘이 빠지기도 하고 무기력해지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우선 이 자리를 빌려 이런 건강한 고민을 해 준 사원 친구에게 감사를 표하고 싶습니다. 이렇게 건전한 방향으로 고민을 하고 또 누군가에게 이런 걸 묻고 길을 찾고자 하는 후배의 태도에 좋은 기운이 느껴졌습니다. 




     제가 이 친구에게 준 답변입니다.


     인생사 오르막 내리막이다. 지금이 오르막이면 내리막에 대비하며 겸손하게 살고, 내리막이면 오르기 위해 꾸준히 준비하면 된다. 생각보다 내리막이 길 수도, 오르막이 짧을 수도 있겠지만 회사에서의 부침은 일개 '사원' 보다는 산업구조나 높은 분들의 정책에 따른 것일 가능성이 높다. 

   대부분 잘 나갈 때 열매만 따 처먹고, 씨는 뿌리지 않은 선배들 탓이다. 그러니 마음에 두지 마라. 지금 태도로 밀고 나가면 분명히 후배들에게 염치없는 선배는 되지 않을 것이고 본인도 건강한 리더로 성장할 것이다.


    후배들에게 쪽팔린 선배는 되지 말자. 그리고 여력이 된다면 조금 부족해도 서로 씨익 웃어가며 일할 수 있는 낭만이 흐르는 조직으로 변할 수 있도록 같이 만들어 보자. 이런 생각을 한다는 것 자체가 이미 훌륭한 태도다. 

    고맙다 브라더! 자 한잔 술에 그대 어두운 마음을 털어 버리자





    실제로 지금 제가 속해 있는 조직은 20여 년 전에는 대리점에서 현금을 들고 와서 제품을 사가던, 그냥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실적이 잘 나오던 사업부였습니다. 그런데 모두 다 함께 산업의 사이클에는 아무런 관심도 없이 온갖 위험신호를 애써 무시해 가며 시간만 보내다 결국 이런 꼴을 만들어 버린 것이지요. 누구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타이밍을 놓쳐버려 아쉬운 상황입니다. 


    이 사원 친구가 참 예뻐 보입니다. 이 친구를 보니 사이클이 한 번 돌고 나면 다시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 것 같은 희망이 보입니다. 늘 고마운 우리 사회의 '꿈나무'들이 무럭무럭 자라나서 큰 역할들을 해주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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