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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wi eun Jan 22. 2024

시카고에서 온 니짜와 태완씨! 그리고 니짜의 엄마.

“니짜와 태완씨, 부산에 사시는 거 아니죠??!” 최고의 단골손님.


니짜와 태완씨를 빼놓고 몽상가를 이야기 할 수 없다!

그만큼 몽상가를 운영하면서 가장 자주 만나고 애정이 깊어진 인연 중 하나인 니짜와 태완씨.


첫 만남의 22년 7월 여름, 태완씨와 니짜.

두 분은 22년 7월, 여름에 처음 몽상가에서 만나게 되었다.

빨간 머리의 통통 튀는 외향에, 어쩐지 낯가림이 있고 수줍음이 많았던 니짜와 그녀의 남편, 태완씨.

프렌치토스트를 맛있게 드시곤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리신 걸 확인하고는 신나게 말을 걸었던 기억.

그것이 벌써 1년 반 전이라니.


신나서 스토리를 확인하곤 “it’s you~??” 하곤 물었던 기억도 생생하다. 아주 수줍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던 니짜의 모습도.

니짜의 인스타그램엔 남편으로 보이는 누군가의 계정이 걸려있었고, [marryed]라는 문구가 쓰여있었다. '결혼을 하셨다니!!!!!'

“are you marryed???!!” 하곤 입을 떡 벌리고 물어보니, 또다시 수줍게 입을 가리며 웃어 보이던 니짜. 그리고 바로 앞에 앉아 이런 모습을 바라보며 흐뭇하게 있던 분이 바로 니짜의 남편, 태완씨였다.

그리고 우린 아주 잠깐 인사를 주고받았는데 두 분은 한국에서 만나, 현재 서울에서 살고 계셨고 부산 여행 중에 우연히 우리 가게에 들린 것이었다. 그리고 이 날 이 인연이, 일 년 반동안 아주 재밌고 즐겁게 이어질 줄은, 이땐 전혀 알지 못했다.


니짜와 태완씨는 이 날 이후로도 아주 자주, 많은 순간 몽상가에 들려 날 놀라게 했다. “what!!! 두 분 부산사람들보다도 더 자주 오시는 거 알죠!!” 하며 반가움을 매번 금치 못했고, 꼭 그 반가움에 더 보답을 하고 싶다는 듯 두 분은 아주 자연스럽게 또 많은 이들을 함께 데려와 이곳을 즐겨주었다.


시카고에서 놀러 온 친구를 데리고 부산에 와, 여행을 시키면서 이곳을 함께 들려 나에게 소개를 시켜주기도 하고, 훗날 그 친구가 1년 뒤 또 다른 친구들을 데리고 미국에서 한국으로 여행을 왔을 때에, 굳이 또 부산을 내려와 몽상가를 찾아와서 날 너무도 놀래켰던 기억. 그리고 그 친구들과도 너무 즐거운 추억들이 쌓인 기억들. 그 말고도 즐거운 기억들이 많다. 모두 함께한 기억들인데, 그 어떤 날들도 소중하고 특별하지 않게 느껴진 날이 없어 내 마음에 더 많이 각인이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니짜의 순수한 애정과 사랑을 매번 흠-뻑 받아 들었으니 어찌 안 그렇겠는가, 싶다.


 여러 번의 날들 중에 잊지 못할 날이라면, 니짜가 일리노이에 사는 어머니를 모시고 함께 몽상가에 왔을 때였다.

22.12.1

미리 온다는 연락 없이 찾아왔던 니짜와 태완씨는 이 날, 22년 12월 1일에 몽상가로 들려주었고 신기하게도 이날은 약 4일간 처음으로 가져 본 휴가 이후 다시 돌아와 문을 연 첫날이었던 것이다. 당시 나는 이렇게 긴 시간 휴가를 내 본 적이 없었던 지라, 4일간 문을 닫는다는 것이 굉장히 어색하고 한편으로 불안하게 느껴져, 휴가를 끝내고 돌아온 첫날이 적적하진 않을까 걱정하던 출근길이었다. 그리고 여행에서 돌아와 다시 리프레쉬된 마음과 육체로 가게 문을 여니, 새로운 마음가짐과 기운으로 가게를 다시 여는 것만 같은 설레임도 함께 하던 날. 그런 날 찾아온 손님이 니짜와 태완씨라니!! 그것이 내게 의미롭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이렇게나 반가울 수가! 꼭 전날에 올 수도 있었을 텐데, 전전날에 올 수도 있었을 텐데. 이렇게 시간을 맞춰 새로운 날 찾아온 니짜와 태완씨가 너무 반가워서 고래고래 소리를 질렀던 나.


그리고 이 날은 그들 옆에 또 다른 손님이 함께 했다.

그녀는 다름 아닌 니짜의 어머니!!


굳이 소개를 받지 않아도, 닮은 얼굴만 보아도 니짜와 그녀의 엄마라는 걸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신나게 떠들던 우리 옆에 호기롭게 서서 바라보시던 니짜의 어머니.


세분은  자리에 앉으셨고, 니짜가 평소에 즐겨 먹던 음식들을 여러 가지, 그리고 니짜의 어머님은 비건 메뉴인 아보카도타프나드토스트와 블랙빈소이비건라떼를 주문하셨다. 일전에 우연히 알게  사실이 있다면 니짜의 어머니는 비건이시라는 . 그것도 아주 재미난 상황에서 만나 알게  사실이었는데 이렇게 어머님을 정말 실제로 마주할 날이  줄이야!


금방 나는 세 분의 음식과 커피를 내어드렸고, 어머님은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고 나를 한차례, 커피를 두 모금째 마시고 나를 두 차례 쳐다보셨다. ‘입맛에 안 맞으신 걸까..?’ 알게 모르게 긴장하던 찰나, 니짜의 어머님이 니짜와 태완씨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건네더니, 이내 태완씨가 내게 몸을 돌려 말을 건넨다.

“사장님! 어머님이 커피 너무 맛있다는데요??!!? 여태 먹은 라떼 중에 최고래요.”

‘세상에…!!!!!’

태완씨가 내게 말을 건네고 나니 이내 어머님께서 내게 고개를 돌려 “it’s so~~~ nice!!!!” 하곤 따봉을 건네신다. 그리고 곧이어 비건라떼 한잔을  주문하신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긴장하던 마음을 내려놓고 신나게 커피를 한잔 더 내어드렸다.


옆자리에 앉아 계시던 손님분들이 모두 다 자리를 일어나시고 세분만 있던 시간이 있었는데 그 시간 동안 우린 긴긴 대화를 나누었다. 그것이 즐거워 한참을 신나서 떠들었던 기억. 그리고 “내일 우리 또 올게!! 커피도 맛있고 음식도 맛있어!” 하던 니짜의 어머님. 정말로 허투루 건네는 인사가 없다는 듯, 다음날 당연하듯 자연스레 세분은 또다시 가게 문을 열고 카페에 들어서셨다.


다음날, 12월 2일의 태완씨와 니짜, 그리고 니짜의 엄마.

오게 된다면 아침 일찍 올 줄 알았던 세 분은 꽤 늦은 오전에 들리셨고, 알고 보니 전 날의 과음 덕에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은 무리였다고.

“세 분 다 술 잘 드세요???!!”

꽤나 술 한잔 잘 즐길 줄 알았던 니짜보다도 태완씨가 아주 술을 잘 드신단다. 그리고 그것을 함께 하던 어머님까지 술을 전날 꽤 많이 마셨다는 이야기까지.

그 말을 내게 건네는 동안 세분의 모습은 또 어찌나 다정해 보이던지. 젊은이들이 많은 서면거리에서 술을 즐겼다니, 전날의 과음이야기를 듣는 것만 해도 즐겁다.

덕에 처음으로 니짜의 화장하지 않은 쌩얼을 볼 수도 있었는데, 그 얼굴이 너무 예뻐, “뭐야! 화장 안 한 얼굴도 이쁘네!!!!” 하니, 이제 이렇게 자연스러운 모습도 좋아졌다고.

처음 만난 니짜와는 많이 달라져있었는데 나는 그것이 감동스럽고 기분이 좋기도 했다. 니짜와 나는 일전에 '아름다움’에 대한 이야기를 메세지를 통해 나눈 적이 있었고, ‘나는 정말이지 너의 어떤 모습도 아름답다’고 진심을 응축해 건네던 날이 있었다. 그리고 어느새, 니짜는 자연스러운 본인 모습 그대로를 아주 많이 사랑하고 있었다. 그것이 왜 때문에 또 뭉클해버린 것인지.


이 날은 다른 손님분들이 없었다. 그래서 세 분의 식사가 끝나고 우린 또다시 많은 대화를 이어나갔는데다른 손님분들이 없는 틈을 타, 어머님의 옆자리로 자리를 옮겨 한 테이블에서 함께 대화를 이어나갔다.

그리고, 곧이어 조금은 섭섭하고 서운한 이야기를 듣고야 말았다. 다음 해 봄 5월, 두 분이 어머님이 계신 시카고 일리노이로 가게 되었다는 소식.

“어, 정말요??! 그럼 다신 안 돌아오시는 거예요? 얼마나 있다가 오시는 거예요?!”

“언제 다시 돌아올지는 모르겠어요. 2년, 3년이 될지도 모르겠어요.”


어쩐지  분이 새로운 곳에 터전을 잡고 시작할 새출발이 너무도 기대되고 설레이는데, 곧이어 서운함도 함께 밀려온다.

“세상에. 그럼 그동안은 우리 못 보겠네요.”

“다녀오면 우리 꼭 만나요! 그리고 우리 미국 가기 전에 꼭 한번 더 들릴 거예요, 사장님 보러!”

“힝. 꼭 그러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주면 전 너무 감사할 거 같아요!!!!! 어떡해요. 벌써부터 아쉬워요.”


그렇게 곧 먼 나라로 떠나보낼 단골손님의 소식을 주고받던 차, 갑자기 어머님께서 내 팔을 붙잡고 반짝이는 눈빛을 연신 보내며 신나게 말을 건네신다.


“시카고로 놀러 와!!!!”


“시카고로요!??!”


“응!! 우리 집 사진 보여줄까~? 봐봐. 우리 집은 도시랑 조금 떨어진 곳에 있어서 이렇게 창밖으로 엄청 커다란 호수가 있고, 오리들도 많아. 집이 꽤 큰데 나 혼자 살아! 한 층은 게스트룸으로 늘 비워져 있으니, 네가 놀러 오면 언제든지 짐을 풀고 지내도 돼. 진짜야. 정말 한번 놀러 와! 일주일이든, 한 달이든 길어도 좋아!”


그 말은 감사하지만, 어떻게 손님의 집에서 한 달이나 머무를 수가 있단 말인가.

하물며 내 성격엔 남에게 피해 주는 걸 극도로 조심스러워하는 편이라, 하루를 묵어가는 것도 아주 조심스러워할 텐데.

근데 꼭 그런 내 생각은 전혀 필요 없다는 듯, 곧이어 니짜가 엄마의 말을 거든다.


“오, 맞아요! 진짜 그러면 되겠다!!!” 그러더니, 핸드폰을 꺼내 열심히 어머님의 집사진을 찾아 내게 연신 보여준다.

너무 아름답지 않아? 바로 앞에 이렇게  호수가 있고, 봐봐, 오리 떼들이 이렇게 많아. 아침에  뜨면   있는 풍경이라구.” 그리곤 니짜가 시카고에서 아침마다 먹곤 하던 예쁘고 가지런한 브런치사진들을 보여준다. “여기서 이렇게 건강한 브런치  접시 만들어 먹으면 얼마나 기분이 좋다구. 이건 아사이볼, 이건 그릭요거트에 과일이랑 그래놀라. 건강하게 먹는 거야, 이렇게 아침마다!”


“우리 엄마 집이 진짜 큰데, 울 엄마 혼자 살아! 방이 꼭 남으니까 언제든지 놀러 오면 좋겠어. 진짜 환영이야. 아니면 남편이랑 함께 와도 좋아.”


이쯤 되니 이들이 얼마나 진심으로 나를 지금 시카고로 초대하고 있는지, 느낄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갑자기 나도 신이 나기 시작한다.

“정말? 정말 가도 되는 거야? 진짜 좋겠는걸!!! 근데, 내가 언제 갈 수 있을까? 가게를 운영해야 하니 가게를 그만두게 되는 날이면 그럴 수 있을까 모르겠어. 여튼 말만으로도 너무 고마워.”


“잠깐 닫고라도 시간이 가능하면 정말 놀러 와!”


자연에 둘러싸인 멋진 풍경 속 니짜어머님의 집을 보고 있으니 꼭 그곳으로 여행가는 상상이 눈앞에 펼쳐진다.

얼마나 따스한 여행이 될까, 생각도 해보고 정말로 그런 날이 온다면 그것도 참 즐거운 여행길이 되겠다, 생각도 했다.

몽상가에서 손님으로 만난 인연에게, 미국에까지 초대되어 그들의 집으로 향하는 먼 여행길은 또 얼마나 멋진 추억이 될까, 그려보며 흐뭇한 미소가 지어지기도 했다.

물론 아이까지 가졌으니 그런 날이 오더라도 아주 멀고  훗날이 되겠지만,  마음부터가 감사했고 설레었으니까 그것만으로도 나는   충분히 즐겁고 따스했다.


그리고 곧이어, 나의 장난기가 발동했다.

“근데 어머니! 어머니 완전 부자다!! 능력자잖아요~~! 홀로 이렇게 멋진 집을 마련해서 살고 계시다니. 파워짱 멋져!!!!”


그 말에 태완씨랑 니짜랑 어머님 모두가 빵 터졌는데, 이번엔 태완씨가 한 껏 신나 내 말에 거들었다.

“어우~ 니짜 어머니 완전 능력자죠! 리치해요!! 리치!!”


그리고 알게  사실. 어머님은 시카고에서 대학교교수로 재직중이셨고 멋진 워킹우먼으로 지내고 계셨던 거다.

그것이  멋져, “우와~~~!! 진짜 멋져요! 교수님이라니!!!!!!!” 하고 즐거워했다.


 나의 신남이 부끄럽고 멋쩍어진 어머님은 부끄럽다는  웃어 보이셨지만, 한켠의 행복감을 느낄  있었다.


‘근데, 진짜 멋져요. 제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우러러보는 사람이 워커우먼이라구요! 하물며 교수님이시라니!!’


그렇게 연신 떠들다 보니 어느덧 열두 시를 향해 시간이 달려가고 있었다.

세 분은 당일 서울로 돌아가는 기차를 예약해두고 몽상가에서 바로 기차역으로 가는 일정이었는데, 기차 시간이 어느덧 얼마 안 남게 되었던 것이다.

시간을 보고 놀라 황급하게 자리를 일어나던 세분!


그 와중에도 아쉬움과 반가움을 한껏 표현해 주시던 어머님.


그렇게 세 분을 떠나보내고 남겨진 자리에, 이상하리만치 길고 긴 온정이 남아 가게에 가득 퍼져 있었다.


언제나 느낄 수 있는 태완씨와 니짜 두 분 특유의 잔잔하고도 크나큰 애정. 이제는 마치 친구 같은 느낌도 드는데 이 날은 어머님마저 그랬다.

꼭 오래된 친구를 만난 느낌.


니짜와 태완씨가 멀고  나라로  시간 떠나는 것이 아쉽지만, 어머님이 보여주셨던 풍경사진을 떠올리니,  멋진 곳에서  분이  출발을 한다는 것에 좋은 기운 가득 담아, 신나게 응원하게 되었다. 어쩜  좋은 일이 두분께 생길 것만 같고. 창가 앞에 바다같이 ~호수가 멋들어지게 펼쳐져 있고 초록초록한 마당, 오리 떼들도 한가득 헤엄치고 있던 그곳. 그곳에서  분이 언제나처럼 정답게 사랑을 나누고, 이야기하고, 따스한 어머님과 나날들을 함께  모습을 생각하니 그것만도 좋았다.




그리고, 생각했다.


'그래도 정말 봄에 미국으로 떠나기 ,  보러 와줘야 해요!!! 이렇게 떠나보내긴 정말이지 너무 아쉬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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