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
여느 때와 다름없는 오늘 너를 만나
둘만의 추억을 한 꺼풀 더 덧붙이고
행여 잊힐세라 가만히 곱씹어본다
행복에 겨운 두 사람의 웃음소리가
봄의 꽃향기처럼 완연한 천국에서
우린 발맞춰 왈츠를 추는 듯했는데
그런데 참 이상하지
너는 내 눈동자만 바라보고 있는데
마치 그 속에 담긴 너를 보고 그만
눈시울을 붉힌다 의문이 드는 게
그런데 참 이상하지
너는 분명 내 허리를 껴안고 있는데
마치 깍지 낀 네 두 손을 보고 그만
심장이 두근거린다 의심이 되는 게
참 이상하지
맑은 하늘에서 갑작스레 떨어지는 비가
내 이마에만 방울방울 맺힌다는 사실이
참 이상하지
자꾸 주변을 기웃대는 그림자의 존재가
내 어깨 위로만 짙게 드리운다는 사실이
참 이상하지
참 이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