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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구이목 Sep 09. 2024

.(마침표)

그때의 나는 오만하고 어리석은 인간이었기에

우주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간다 믿어 의심치 않았다


내 눈물 한 방울은 가슴이 델 듯 뜨거웠으나

타인의 통곡엔 그 속에 담긴 의중을 파악하려 했고


잔디밭에서 쓸린 무릎의 생채기를 돌보느라

낭떠러지 앞 아슬아슬하게 선 그들을 돕지 못했고


바늘에 찔린 내 손끝의 작은 핏방울이 거슬려

빠르게 날아와 네 등에 깊숙이 꽂힌 칼날을 외면했다


그러다 내 존재가 무수한 항성 중 하나일 뿐임을 알았을 때

주변엔 더 이상 나를 끌어당길 힘이 남아있지 않았고


나는 자연히 떨어져 나가 영원 속에 홀로 남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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