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남는 얼굴

같은 배에서 나와 각자의 삶을 살지만 늘 마음 안에 있는.

by 은준



짧은 제주여행을 마치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다. 일과 육아로 늘 바쁜 일상 속에, 잠시나마 숨도 돌리고 여유를 누릴 수 있어 참 좋았다.


너무 좋았던 여행, 너무 좋았는데.. 그 속에서 2박 3일 내내 마음에 남는 얼굴이 있었다. 우리 언니 얼굴.


제주에 도착한 첫날, 우도로 가는 배를 타기 전 제주도에 사는 둘째언니네와 점심 식사를 했다. 오랜만에 언니 얼굴도 보고, 형부와 조카들도 보고 참 좋은 시간. 밥도 맛있고, 다들 보니 반갑고 참 좋은데, 우리 언니 살이 너무, 너무 많이 빠진 것 같다. 나와 비슷한 160cm키에 많이 봐도 40키로 정도밖에 안 보일만큼 살이 너무 너무 없었다.


어디 아픈 것도 아니고 살이 빠진 게 뭐 어떻다고. 근데 마음이 왜 이러나. 맛있는 고기를 입에 넣으면서도 중간 중간 잠깐씩 목이 매이고 눈물이 날 것 같은 걸 겨우 참았다. 우리 네 자매 중 가장 똑똑하고 성격도 좋고 뭐든 잘하던 우리 언니. 지금도 늘 현명하고 지혜롭게 따뜻하게 늘 내게, 우리 가족에게 힘을 주는 우리 언니. 그런 언니가 볼때마다 마르는 것 같아 마음이 무겁다.

같은 배에서 나 다 커서 각자의 가정을 꾸리며 사는 지금, '언니 왜 무슨 일 있는 거 아니지, 건강은 이상없는거지, ' 같은 말을 하려다가도 이제는 언니는 언니의 삶이 있음을 알기에 말을 삼킨다.


그냥 언니야 밥 많이 먹고 영양제, 보약, 다 잘 챙겨먹어야 돼, 하며 인사를 하고 헤어졌다.


형제 간. 내게 언니들, 동생은 비록 어릴 때만큼 자주 못보지만 늘 생각하면 애틋해지는 존재다. 언니가 조금 더 지금보다 살이 조금 더 붙고, 늘 평안하고 건강했으면 좋겠다. 생각날때마다 언니 위해 기도를 해줘야겠다. 멀리 있는 언니에게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이것 뿐이네,

'언니의 삶이 많이 많이 행복하기를. 언니야 사랑하고 축복해'


24.09.08

keyword
작가의 이전글현재에 머무르는 연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