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전성기

by 은준



아이가 아홉살, 열살만 돼도 친구랑 노는 걸 더 좋아한다는데, 이렇게 셋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노는 시절도 길어야 5~6년 정도이지 않을까. 다시 없을 시간임을 알면서도 자주 잊곤한다.


살면서 내가 그 어떤 큰 성취를, 혹 행운을 누리더라도 이 시간만큼 내 인생이 찬란할까,하는 생각이 문득 든다. 앞으로의 내 인생에 기대가 없어서가 아니라, 아이키우는 것 외에 내 인생에 대단한 무엇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라..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우리 아이와 꼬옥 붙어 함께 지내는 이 시간, 너무 소중하게 기억될 걸 알기에, 그런 생각이 든다. 세상에서, 사랑하는 이와 함께하는 시간보다 더 좋은 게 있나, 싶은 마음에.


최선을 다해도 아리도록 그리울 시간들. 누군가 언젠가 내게 당신의 전성기는 언제였나요, 하고 묻는다면.. 과거, 겪어보지 못한 미래, 모든 시간을 통틀어 (훗날엔 과거가 되어있을) 바로 지금이라 말할 것 같다. 하루하루 다르게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며 우리 아이와 살을 부대끼고 서로 자주 눈을 맞추고 웃으며 뛰어다니던 이 시절을. 내 마음 안에 현재 어떤 무거움과 어두움을 지니고 있든, 그냥 그렇게 대답하고 싶어질 것 같다. "우리 아이를 키우던, 아이와 함께하던 때였습니다."라고.



24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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