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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은준 Aug 01. 2024

어떤 웃음.



퇴근 후 집 근처 도서관에 가, 우리 도서관에 아직 없는 읽고 싶었던 책도 여러 권 빌렸다. 

(하루종일 도서관에서 일하다 또 남의 도서관 가는 나..ㅎㅎ ) 

책을 안고 근처 시장 반찬집에 들러 아가랑 남편 줄 반찬도 샀다. 사장님이 인상이 너무 좋은데다 건네는 말, 말투 다 좋은 분 같이 느껴졌다. '에너지가 좋은 분이다.'하고 생각하고 있는데, 왜 그런지 이내 알 것 같았다. 


웃고 있었다. 

반찬을 담을 때, 손님들을 바라볼 때, 담은 반찬을 저울에 재러 잠깐 몇 걸음을 옮기면서도 계속 웃고 있었다. 그 웃음이 되게 기분 좋은 웃음이었다. 왜 그런가 또 생각해보니, 남을 행복하게 해주려 억지로 웃는 웃음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위해 웃는 사람 같았다. 


자기 자신을 위해 짓는 웃음? 그런 '이기적인'느낌(?)의 웃음보다 남을 행복하게, 웃게 해주려 짓는 웃음이 더 좋은 거 아냐? 생각할 수도 있는데, 살아보니, 아니었다.

스스로 웃고 싶어서 웃을 때, 남도 웃게 만들 수가 있더라. 


한번씩 보면 아주 환하게 웃고 있는데, 정말 온 얼굴 근육이 다 웃고 있는데도

걱정이 많아 보이는 사람이 있다. 웃고 있는데도 왠지 모를 슬픔, 걱정이 그대로 느껴지는 사람이 있었다. 남들이 보기에 나도 그런 사람 중 한 명일지 모르겠다. 


똑같이 웃는데도 보기에 편한 웃음, 그렇지 않아 보이는 웃음. 그 차이는 뭘까.

내가 진짜 웃고 싶어서 웃느냐, 아니냐, 아닐까.

웃고 싶지 않을 때 아무 상관 없는 상대에게까지 찡그러며 불평하는 사람들도 많다. 애써 웃으며 사는 사람들도 사실 대단한 사람들. 근데 조금 더 ‘나’를 생각한다면, 한번을 웃더라도 우러나오는 웃음, 진짜 나를 위하는 웃음을 짓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24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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