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을 포기한 조카의 선택

by 글나라

동생네 식구들이 집에 왔다.

그런데 조카의 얼굴 표정이 안 좋다.

무슨 일 있냐고 물어봤더니 직장 때문에 고민이

많다고 얘기한다.


동생의 아들, 조카는 4년 전에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안 갔다.

대학 진학을 안 해도 후회 안 하겠냐고

주변에서는 걱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기도 했다.


학교 성적이 월등히 좋은 것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대학 가려고 마음만 먹으면 갈 수 있는

성적은 되었던 것 같다.

조카는 공부에 취미도 없는데 굳이 대학을 가고 싶지 않다고 일찌감치 포기해 버렸다.

그래서 학교 졸업 후

자동차 정비기술을 배우게 되었다.

카센터 사장님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열심히 배우면서 꿈을 키워가고 있었다.


그러던 중에 군대에 갔고 군복무를 마치고 다시 카센터로 복직하게 되었다.

한동안 잘 다니더니 한참 외모에 신경 쓸 때라 온몸에 기름 묻은 자신의 모습이 싫었던 거다.

잘 꾸미고 학교 다니는 친구들하고도 비교가 되기도 했을 거다.

이렇게 고민하던 찰나에 때마침 잘 아는

태권도 관장님한테서 스카우트 제의가 들어온 것이다.

카센터 사장님은 계속해서 설득하고 붙잡으셨지만 이미 마음 떠난 조카는 태권도 사범으로 이직하게 되었다.


태권도 사범으로서는 학부모님의 사랑과 아이들에게도 인기는 많다고 한다.

조카는 이야기한다.

지금 당장은 태권도 사범의 위치가 본인한테 잘 어울리고(키도 크고 잘생김),

일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한다.

하지만, 앞으로 10년, 20년... 후

본인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고 한다.

지금은 기름 묻은 정비공의 모습이 싫지만,

꾸준히 실력을 쌓아가면 기능사로서 안정적인 삶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식구들도 '지금 당장은 깔끔한 너의 모습이 좋겠지만 그래도 기능직이 더 낫지 않을까'

라고 한결같이 입을 모은다고 한다.


아직은 보여지는 겉모습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나이다.

그래도 또래 친구들보다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조카가 기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안쓰럽기도 하다.


지금은 고민이 많겠지만,

직접 경험해 보고 느꼈기 때문에

본인에게 잘 맞는 직업을 현명하게 잘

선택할 거라는 생각이 든다.


대학 안 나왔다고 기죽지 말고!

넌 지금도 충분히 잘하고 있어!

너의 선택이 결코 헛되지 않았음을 보여줘!


대학을 포기하고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한 조카의 선택을 믿고 응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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