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에서 아이가 나비 밀대 장난감을 밀고 가는 모습이 보인다.
나비가 날개를 접었다 폈다를 반복하면서 앞으로 나가는 아기 장난감이다.
이 나비 밀대 장난감을 보니까 서울대 공원에서 아들을 잃어버려서 온 공원이 발칵 뒤집혔던 아찔한 순간이 떠오르게 된다.
동네에서 같이 나고 자란 남편 친구들 모임인데
결혼을 하고는 부부가 함께 만나게 되었다.
부산, 진해, 용인, 인천 이렇게 각자 사는 곳은 다 달라도 1년에 한두 번은 꼭 만나는 아주 오래되고 돈독한 모임이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는 더 자주 만났었다.
그날도 부산, 진해 사는 친구들이 올라와서 서울대공원을 가게 되었던 것이다.
놀이공원의 꽃은 호기심 많은 아이들이 장난감의 유혹에 빠져 그냥 쉽게 지나칠 수가 없다는 거다.
그날도 어김없이 아이들은 장난감 가게 앞에 쪼르르 달려가서는 마음에 드는 장난감 하나씩 획득하는 데 성공하게 되었다.
아들이 선택한 것은 나비밀대 장난감이었다.
나비가 날개를 접었다 폈다 하면서 앞으로 밀고 나가는 게 마냥 신기했는지 장난감에 푹 빠져 버리고 말았다.
한참을 그렇게 공원을 돌아다녔고,
다들 화장실을 다녀오게 되었다.
그런데, 나비밀대 장난감이 안 보이는 것이다.
당연히 아들의 모습도 안 보였다.
아무리 주변을 둘러보고 찾아봐도 아들의 모습은 보이질 않았다.
결국에는 공원 관리실에 아들의 인상착의를
얘기하고 방송을 부탁하게 되었다.
친구들도 각자 흩어져서 공원 구석구석을 살펴보면서 한참 동안 아이를 찾아다녔다.
공원에서 걸어 다니는 또래 아이들이 전부 다 우리 아이처럼 보였다.
금방이라도 '엄마'하고 달려올 것만 같았다. 어디선가 엄마를 부르는 것 같아서 두리번두리번, 급기야는 환청까지 들렸다.
아이 잃어버릴 뻔한 경험이 있는 엄마들은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이 심정을 아마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족히 1시간을 넘게 공원을 다 찾아봤지만
아이는 안 보였다.
정말 아무 생각도 안 나고 눈앞이 캄캄해지고
다리가 후들거렸다.
이렇게 넋을 잃고 서서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는데, 저 만치서 나비 밀대 장난감이 보였다.
물론 남편 친구에게 안겨있는 아들의 놀란 모습도 눈에 가득 들어왔다.
남편 친구는 혹시나 하고 공원 정문 밖으로
나가서 찾아보려고 가고 있었는데,
나비밀대 장난감이 정문 턱에 끼어서 못 가고 있는 아이를 발견하게 되었던 것이다.
그때 생각하면 지금도 온몸이 떨리고
아찔하다.
아이들은 직진 본능이 있다고 한다.
세상에는 궁금한 게 많아서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달려가고!
신체에 대한 자신감이 생겨서 활발히 뛰어다니며 즐기고!
아이의 시야는 좁아서 오로지 목표물만 향해서 앞만 보고 직진하고!
공원에서 아이들이 해맑은 모습으로
뛰어노는 모습을 보면서
행복한 엄마 미소를 지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