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회를 보면서 떠오른 또 하나의 운동회

by 글나라

집 앞 공원 앞으로 초등학교가 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시끄러운 확성기

소리가 들려온다.

벌써부터 선거 유세를 하나?라고

생각하면서 공원으로 나가봤다.


학교 운동장에는 만국기가 펄럭이고

청군 백군 나눠서 응원을 하고 있는

학생들이 줄을 맞춰 앉아 있다.


어? 운동회는 대부분 가을에 하지 않나?

크게 울려 퍼지는 확성기에서는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응원이 흘러나오고 있는 것이다.

가정의 달을 맞이해 작은 운동회를

하는 것 같았다.


마지막 순서로 릴레이 계주를 한다고

선수들은 운동장으로 나오라는 소리가

또 울려 퍼진다.


계주 선수들은 청군과 백군으로 나눠서

줄을 맞춰 서 있고, 출발 총성과 함께

달리기 시작한다.


청군 백군 선수들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계주를 이어갔고, 환호성과 함께

청군의 승리로 끝이 났다.




오랜만에 운동회를 보면서 초등학교 때

운동회 하던 날이 떠올랐다.


운동회는 가을에 하지만,

한 달 전부터 연습을 하게 된다.

오전 수업을 마치고,

햇볕이 내리쬐는 한낮에 연습을 하게

되는 것이다.


마스게임, 부채춤, 소고놀이, 기마전등

운동회 날 하루를 위해 한 달 동안

뙤약볕에서 힘들게 연습을 했던 것이다.


한낱 더위를 못 이기고 쓰러지는

아이들도 있었는데,

그걸 부러워하기도 했었다.

얼마나 연습하기가 힘들고 싫었으면

몸이 안 좋아서 쓰러지는 아이를 부러워했을까? 싶지만, 그때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도

어쩌면 당연한 거였던 거다.


운동회의 꽃은 릴레이 계주라고 한다.

청군 백군 응원점수도 가산점이 붙었고 응원단장도 있었다.


운동회에서 이기는 팀은 노트 한 권씩을 상품으로 받았다.

각 종목에서 우승한 아이는 몇 권의 노트를

손에 들고 뿌듯해하기도 했었다.


운동회 하는 날은 즐겁고 좋았다.

거의 동네 큰 잔치가 벌어진 것처럼

바쁜 일 손도 뒤로 하고 다 모여

응원하고 구경하는 자리였다.


오후 해가 기울어가는 운동장을 가로질러 왁자지껄 떠들어대는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멀어져 간다.


집 앞 초등학교 운동회를 보면서

더운 날 연습하는 것이 힘들었던 기억을 떠올려봤다.

그때는 운동회 연습하는 시간이 어찌나 싫었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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